국회 특수활동비 공방 '치열'…홍준표 "매월 보조" vs 원혜영 "법적 조치"

국회 특수활동비 공방 '치열'…홍준표 "매월 보조" vs 원혜영 "법적 조치"

기사승인 2017-11-21 20:16:19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과 관련한 불길이 여의도 정가로 옮겨 붙으면서 여야 간 거센 공방을 펼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과거 국회 특수활동비(특활비) 유용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당시 야당 원내대표와 간사에게 국회 운영비조로 지원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으나 당사자들이 일제히 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사건이 진실공방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여당 원내대표 겸 국회 운영위원장은 특수활동비가 매달 4000만원 정도 나온다"며 "야당 원내대표들에게도 국회운영비용으로 일정 금액을 매월 보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활동비는 국회 운영에 쓰라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 돈 수령 즉시 정책위의장에게 정책 개발비로 매달 1500만원씩을 지급했고 원내 행정국에 700만원, 원내 수석과 부대표들 10명에게 격월로 각 100만원씩 (지급했다)"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내가 늘 급여로 정치비용을 대던 국회의원들과 기자들 식사비용 등을 원내활동비로 대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급여에서 쓰지 않아도 되는 그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었다는 것이지 국회 특수활동비를 유용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시 야당 원내대표였던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이를 일축하며 법적 조치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원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어떠한 명목으로도 홍준표 당시 국회 운영위원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원 의원은 "언제, 어떻게, 야당 원내대표들에게 국회운영비를 보조했다는 것인지 분명한 해명을 요구한다"면서 "납득할 만한 해명과 사과가 없으면 부득이하게도 법적 조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홍 대표는 21일 다시 페이스북에 해명 글을 올렸다.

홍 대표는 "당시 일부 야당 원내대표가 받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부분은 내 기억의 착오일 수 있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홍 대표는 그러나 "국회 운영위원장도 상임위원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야 상임위 간사들에게 특활비 중 일부를 국회 활동비 조로 지급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당시 운영위 간사를 맡았던 서갑원 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본인은 당시 야당 원내수석부대표이자 국회 운영위 야당 간사로서 홍준표 위원장으로부터 단 돈 10원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며 "거짓으로 거짓을 덮으려는 어리석은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이같은 SNS 설전으로, 당초 논외였던 국회 특활비 문제도 정국의 핫이슈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바른정당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문제는 국정원과 법무부 (특활비)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며 "공정함을 높이기 위해선 필요하다면 국회의 특수활동비를 먼저 폐지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논의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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