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는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그~ “그대들도 나를 사랑합니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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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일 교장 "우리 대통령님께 나그네 3행시를 외쳐주시길 바래요"

기사승인 2017-11-24 16:30:21

수능이 끝나자마자 24일 포항 지진 피해현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먼저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찾아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선생님들이 미리 알려준 3행시라는데, 답변은 즉석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는군요. 이날 오전 9시50분쯤 학교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최규일 교장, 엄기복 교감 등 선생님들과 먼저 학교를 돌아봤습니다.

-최규일 교장 : 78년된 학교라 노후화됐고, 3.4층 건물 사이에 균열이 있는데.. 지진으로 5층까지 못 올라갑니다.
-문 대통령 : 여기 안전 진단을 받은 건가요?”
-최 교장 : 기둥 자체는 괜찮은데 학생들이 불안해해서...
-엄기복 교감 : 너무 많이 흔들려서 학생들이 안 올라갑니다.

건물을 둘러본 문 대통령은 교실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며 응원을 전했습니다. 몇몇 학생들은 수능보다 더 떨린다고 했다지만, 격의 없이 편안하게 맞아줬습니다.

-문 대통령 : 여기 3학년 9반, 10반이 학교 내에서 이재민이라면서요? 원래 교실에 못 들어가고 이리로 대피한거죠? (네~) 어제 수능은 잘 치렀어요? (네~) 정답 다 맞춰봤죠? 지금 이 시간도 학교 선생님들과 정답 맞추는 시간 아닌가(네~) 그리고 집에서 다 맞춰봤죠?(네~) 평소 실력 만큼은 쳤다, 그런분 얼마나 되요? 다 평소실력보다 못친것 같아(아녀요~) 평소실력보다 더 잘 친 사람 손 들어봐요ㅎㅎ

원래 평소실력보다 못치는 것이 정상이예요 워낙 중요한 시험이고 긴장되니까 늘 우리 사는게 그렇죠. 그래서 이렇게 중요한 중요한 시험에 아주 잘 해야겠다, 내가 정말 시험 잘쳐서 우리 어머니 또 아버지에게 기쁨 드려야겠다, 칭찬받아야겠다 욕심 부리지 말고, 그저 평소실력 대로만 하자,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주면 훨씬 마음도 편해지고 결과도 훨씬 좋을수 있어요.

어때요, 그 일주일 동안 공부 기간이 더 늘었는데(학생들 웃음) 도움이 됐어요? (네~) 우리 포항쪽 학생들은 여러가지로 대피 생활도 하고 여진 생활 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못했을꺼 아녀요(맞아요~ ㅎㅎ) 그래도 그런 또 역경을 이겨내는 그런 노력이 중요하죠. 어려울때 더 그만큼 또 집중하게 되기 땜에 오히려 역경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아요. 늘 위기가 오히려 기회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수능 연기결정은 어땠어요?(좋았어요ㅎㅎ) 좋았어요?

-교사 : 수능 연기 일주일 소감을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

-문 대통령 : 꼭 그 이야기 아니라도 좋아요

-박민지양 : 지진 뒤에 정신 차려보니까 밤 7시 정도여서 불안감이 넘 컸었요. 그런데 수능 연기 됐다는 소리 듣고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고요. 문제집 같은거 버린 친구들도 많아서 문제집 구하러 다닌다고 좀 힘들긴 했었는데 그래도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서 부족했던 부분 좀 더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은진양 : 저는 계속 여진이 일어나고 해서 할버지댁에 가서 도시락 걱정 많이 했는데. 수능 연기됐다고 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지냈어요ㅎㅎ 정말 좋았어요.

-문 대통령: 포항여고가 우리 기억에 아주 명문.. 그 김외숙 법제처장이 포항여고 출신이예요.(오오~) 저하고 오랫동안 변호사하면서 제가 예전부터 포항여고 자랑을 많이 들었어요(박수 환호) 명문여고 자부심 갖고 말씀들을 해보세요

-교사 : 제가 정말 감사드리는 건요. 예비소집 중 강한 여진이 났고요. 아이들이 정말 경황 없이 생명 위협 느낄 정도로 바깥으로 나갔어요. 수험표가 배부되고 수능이 큰 시험이라, 기존 생각대로라면 치러지지 않을까 해서 아이들 보내놓기는 했지만 아이들 생각에 가슴과 머리가 아팠습니다.

그런데 8시 경 수능 연기가 결정됐다는 소식에, 그런 결정 해주신 정부 관계자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장 상황에 대해 귀 기울여주시고 현장 상황 최우선으로 해주신 것에 대해서 감동 많이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 선생님께서 아주 대변 잘해주신거예요? (네~) 제가 아시아순방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지진 소식 들었는데, 가장 큰 걱정이 수능이었죠. 이 수능을 연기한다는 것은 너무나 중대한 일이죠.

왜냐하면 수능일이 미리 고정돼 있고 거기 맞춰서 대학별 입시 일정 학사일정 다 세우고... 나라 전체가 수능 일정에 맞춰서 많은 것들이 결정됐는데, 수능 변경하면 그 자체로 굉장히 큰 혼란들이 생겨나거든요.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게 되기도 하고요.

전체 수험생이 한 59만명 되는데 우리 포항 지역에 5600명? 1%가 채 안되죠. 그래서 처음에는 정부에서도 수능을 연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만에 하나, 또 지진때문에 수험장들이 아주 파손되거나 해서 불안한상태가 됐다면, 또 다음날 여진이라도 일어난다면 1% 안 되지만 포항 학생들은 정말 제대로 시험을 못치게 되거나 또는 불안해서 실력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거나...

그래서 우선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있고 잘못하면 불공정한 결과가 벌어질수도 있는 것이죠. 전체 학생 다 중요하지만 포항지역, 1% 학생들의 안전 또 어떤 공정함, 이런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해서 연기 결정을 내렸는데요.

정말 고마웠던 것은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 학부모들이, 수험생들이 수능 연기결정을 지지해주고, 또 오히려 포항 학생들 힘내라, 응원도 보내주고 하셨거든요. 정말 고마운 일이죠.

이런 우리 국민들 마음 속에 우리 대한민국 희망 있다고 생각합니다. 늘 소수자들을 좀 함께 배려해 나가는 그런 것들이 우리 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우리 미래의 희망이라 생각합니다.

돌이켜 보면 늘 그랬어요. IMF 위기 닥쳤을때 국민들이 아기 돌반지까지 다 모아서 금모으기 운동으로 외환위기 극복해냈고. 또 2007년 서해안 유류피해 생겼을때도 엄청난 국민들이 그 추운 겨울에 가서 손 시러워 하면서 일일이 바위, 자갈들 다 닦아내고 하는 자원봉사로 세계적 유례없이 빠르게 유류피해 이겨냈고.

이번에도 이번 포항 지역도 지진 때문에 고통 받으니까 많은 국민들이 의연금 모으고, 자원봉사자들 수고하고, 그 아픔 함께 나누려는, 그것이 우리 사회에 아주 큰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포항여고 학생들도 이번에 어찌보면 좋은 경험들 한 거예요. 앞으로 새로운 삶,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텐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소수자들과 함께 이렇게 맘을 나누는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최 교장 : 우리 대통령님께 나그네 3행시를 외쳐주시길 바래요.
-학생들:나~
-대통령: 나는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학생들: 그~
-대통령: 그대들도 나를 사랑합니까
-학생들: 네~(학생들 웃고 박수치고)

-대통령 : 사실 짜고 한 건 아닌데요, 선생님이 미리 가르쳐 주셨어요.ㅎ

-교사 : 수능도 끝났으니까 수험생들이 대학 가기 전에 이거 한가지는 꼭 해봤으면 좋겠다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대통령 : 저는 뭐... 가능하다면 얼마만큼 학사에서 자유로운 시간 주는지 모르겠는데 두 가지 꼭 좀 해보라 하고 싶어요.

하나는 여행.(오오~~) 학생들 오로지 입시입시입시 하느라 어디 가보지도 못했잖나요. 국내에 좀 가보고 싶은 곳들 리스트 만들어서 다녀보면 좋을 것 같고, 굳이 해외여행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나라에 해외보다 훨 좋은곳 많아요. 해외 가면 느끼는데 역시 우리나라가 최고입니다.

또 한 가지는 그동안 입시책 말고 못봤잖아요. 못봤던 소설, 또 역사책이라든지 다양한 서적들 많이 보면, 그것이 평생을 살아가는 아주 큰 자양분이 됩니다. 그 말씀 해드리고 싶고요.

이번에 집에는 지진 피해들 없었어요? 지난번 경주 지진 때 제가 양산에 있는 집에 살고 있었는데 시골집이라 집이 허술하거든요. 양산 지진으로 집에 금이 심하게 갔어요. 사실은 대통령 되지 않았으면 복구를 해야하나 새로 지어야 하나 그런 고민들을 했을텐데요, 그때 그 불안했던 마음들, 그 참... 말하자면 누구보다 생생하게 잘 느끼고 있습니다.

포항에 지진 피해가 많아서 당장 피해복구도 좀 문제고, 이런 아주 충격적인 일을 겪으면 정신적 스트레스도 굉장히 심하거든요, 치유, 회복, 이런 것도 중요하죠. 뿐만 아니라 아마도 상당기간 지역경제가 어려움 겪을 가능성 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 살려내는 것도 필요하고.


또 이번 지진 통해서 우리나라가 지진에 안전하지 못한데, 특히 우리 포항 경주 울산, 이쪽 동남권 쪽이 특히 취약하다, 활성단층이 여러개 있다고 확인되는데, 지진에 대해서 근본적인 대책 세워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학교 시설을 비롯해서 지진에 취약한 내진 설계도 보강하는 그런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게요.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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