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주인 찾기에 나선 대우건설이 매각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매각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우건설 매각 예비입찰에 참가한 후보군들이 예상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흥행에 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벌써부터 매각 실패시 분할 매각을 시도 할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은 단순한 기업간 인수합병이 아니라 혈세 회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최종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호반건설 등 3~4곳 예비 인수 후보 업체들이 대우건설에 대한 실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3일 마감된 대우건설 예비 입찰에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호반건설이 참여했으며 중국국영건설회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미국 투자회사 트랙(TRAC) 등이 참여한 바 있다.
◇대우건설 누구 품에 안길까…국내 vs 중국
대우건설 매각 관련 3곳의 '예비 인수 후보' 업체들이 지난 20일부터 실사에 돌입했다. 인수 후보들은 국내 1곳, 중국계 2곳으로 파악됐다. 다만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존재감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단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인수전에 나선 호반건설은 지난 13일 대우건설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1조4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각 희망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산은이 희망하는 금액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값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호반건설은 SK증권, 금호산업 등 여러 차례 인수전에 나섰다가 발을 뺀 전력으로 인해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게다가 호반건설의 경우 현금성 자산 약 4500억원과 유동성 자산 약 1조500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2조원에 이르는 대우건설 인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외사업 경험이 없는 호반건설이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올리는 대우건설을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점도 변수다.
경합 업체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ESEC), 트랙(TRAC) 역시 내달 진행될 본입찰에서 높은 금액을 써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호반건설이 1조4000억원이라는 기준 틀을 제시한 상황이 됐고,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 추세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 매각 실패설 '솔솔'…분할 매각 시도하나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매각을 둘러싸고 성사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예비입찰사가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제시하지 못할 것 같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 실패시 지분율을 낮춰 쪼개 파는 분할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매각 대상인 총 50.75% 지분 중 경영권 지분(33.34%)을 먼저 매각하고 나머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또 33.34% 지분 전량을 한 번에 매각하지 않고 일부 지분만 먼저 파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오는 12월 중 본입찰을 실시해 1월 중순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