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이 5일 열린다. 지난해 8월 1심이 선고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이날 오후 2시 서울고법 형사 13부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연다. 이날 주요 쟁점은 삼성이 '비선 실세'로 꼽혔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지급한 70억원대의 승마 훈련 지원금이 뇌물로 인정될지 여부다. 앞서 1심에서는 승마 훈련 지원금에 단순 뇌물 공여 혐의만 적용됐다. 당시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신의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에 대한 청탁을 묵시적으로 했다고 봤다. 승마 지원금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 뇌물로 받았다고 판단한 것.

그러나 삼성 측은 2015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차 단독 면담시 "승마 지원을 제대로 안 한다"는 질책에 어쩔 수 없이 지원금을 냈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밖에도 삼성은 정유라씨의 지원 과정에서 독일 코어스포츠와 삼성전자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 78억 9430만원을 예치했다. 해당 금액이 정 씨의 재산 국외도피 금액으로 인정될지 여부도 관심을 모았다. 당시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필요성을 검토해보라고 권고했으며, 특검은 공소장을 변경해 단순 뇌물 공여 혐의에 제3자의 뇌물 공여 혐의를 추가했다.

이밖에도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추가 독대를 주장했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진술 등을 토대로 특검은 두 사람이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만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만남을 전면 부인했다.

또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이 뇌물로 인정될지 여부도 시선을 모은다. 특검은 앞서 이 부분에 제3자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했으나 1심은 해당 혐의가 성립되기 위한 부정청탁이 입증되지 않았음을 들어 무죄 판결했다.

1심에서는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의 37억원을 유죄로 보고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다른 부분도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된다면 이 부회장의 형량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경가법상 도피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