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 성폭력 사건 등을 공론화한 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 검사가 검찰의 쇄신을 강조했다.
임 검사는 6일 오전 9시40분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동부지검에 참고인 조사를 위해 출석했다. 임 검사는 취재진과 만나 “바른 검찰을 지향하면서도 부끄러움이 없는 게 검찰의 현실”이라며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고 부끄러움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뜻을 검찰 수뇌부 모두에게 건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안태근(52·20기)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서지현(45·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서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을 통해 지난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안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임 검사는 “서 검사의 인터뷰가 내부적으로는 다 알던 일인데 마치 몰랐다는 듯이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이 부끄럽고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임 검사는 “조직 내 여자 간부의 성희롱적 발언도 만만치 않다”며 “(성폭력은) 성별이 아닌 갑을·상하·권력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제도개혁을 해야만 검찰권 남용이 근절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사안도 공수처 도입 등 거시적 안목에서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 검사는 앞서 자신의 SNS에 2010년 서 검사에게 감찰 협조를 설득하는 도중 윗선의 질타를 받았다고 전했다. 임 검사는 “(검사장급 인사가) 저의 어깨를 두들기며 ‘내가 자네를 이렇게 하면 추행인가? 격려지?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셔!’라고 호통을 치셨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해당 검사장급 인사가 최교일 자유한국당(한국당) 의원이라고 전했다.
조사단은 임 검사에게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접한 경위와 최 의원과의 면담 시 상황 등을 청취할 방침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