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금고지기’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이영배 금강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오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다스’의 협력업체 금강을 운영하며 거래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 65억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최대주주 권영미씨에게 급여를 허위로 지급한 것으로 꾸며 11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권씨는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故) 김재정씨의 부인이다.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실권을 쥐고 있는 또 다른 협력업체 ‘다온’에 회삿돈 16억원을 담보 없이 저리로 빌려준 배임 혐의도 있다.
이 대표가 구속됨에 따라 이 전 대통령 관련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5일에는 이 전 대통령의 또 다른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구속됐다. 이 사무국장은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관련 입출금 내역이 담긴 장부를 파기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이 사무국장으로부터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사무국장은 “최근까지도 차명재산의 변동 내역을 직접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도 지난달 17일 국가정보원(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지난 5일 김 전 기획관을 기소하며 “주범인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4억원을 수수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기획관은 삼성전자가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 약 45억원을 지원했다는 사실도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