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이 황전원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상임위원의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특조위는 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20층 회의실에서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가족협의회)가 참석하는 가운데 2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도 황 상임위원의 거취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
이를 의식한 황 상임위원은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번 특조위가 저로 인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세월호 유가족과 소통이 부족함을 스스로 돌이켜 보고, 피해자 중심의 특조위 활동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재임하는 동안 비윤리·비도덕적 행위를 할 경우,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사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황 상임위원의 사과는 세월호 유가족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황 상임위원의 사과문 발표가 끝나기 무섭게 사퇴하라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가족협의회는 회의 도중에도 황 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변호사인 황필규 비상임위원도 가족협의회와 뜻을 같이 했다. 황 비상임위원은 “청와대, 해양수산부(해수부), 관련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1기 특조위를 방해했다”며 “방해 세력의 인간흉기로 활용된 분이 여기 있다”고 황 상임위원을 비판했다. 이어 “(황 상임위원의) 비열함을 봤기 때문에 함께 하는 것이 고문”이라면서 “본인이 판단내리지 않으면 많은 이들에게 큰 상처를 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완익 특조위 위원장 역시 “분명히 해명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사과하고, 허락을 구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날 황 상임위원은 세월호 유가족들보다 회의장에 먼저 도착, 충돌을 피했다. 황 상임위원은 회의 시작 전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만 회의가 끝난 뒤, 해수부 공무원이 작성한 특조위 문건을 전달받았냐는 의혹에 대해 “전달 받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2차 회의에는 재적 위원 9명 중 홍승칠 비상임위원을 제외한 8명이 참석했다. 지난 회의에서 장 위원장이 선출된 데 이어, 이번 회의에서는 최예용 상임위원이 부위원장으로 결정됐다.
앞서 특조위는 지난달 29일 첫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장 위원장은 “피해자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조사 결과를 진상규명이라고 할 수 없다”며 “성역 없이 전면적으로 조사하고, 피해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가족협의회는 황 위원의 회의 참석을 막으면서 마찰을 빚었다. 1기 특조위로도 활동한 황 위원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의혹에 대한 조사에 반대했다. 지난 2015년 12월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에 입당,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돌연 예비후보직을 사퇴한 황 위원은 다시 자유한국당의 추천을 받아 특조위 상임위원으로 선출됐다. 이러한 전적이 있는 황 위원을 2기 특조위에도 합류하자, 가족협의회가 반발한 것이다.
이번 특조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사회적 참사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6조에 따라 국회에서 선정한 9명을 특조위 위원으로 임명하면서 구성됐다. 더불어민주당 4명, 자유한국당 3명, 바른미래당 1명, 국회의장이 1명을 추천했다. 위원장 외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 각각 4명으로 꾸려졌으며 활동 기간은 조사 개시가 결정된 날로부터 1년 이내다. 기간 내 조사 완료가 어려우면 위원회 의결로 1년 이내에서 활동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1기 특조위와 달리 2기 특조위는 위원장과 위원의 임기가 특조위 활동 종료시점까지 보장된다. 지난 2015년 출범한 1기 특조위는 활동기간 계산을 두고 박근혜 정부와 갈등을 겪었다. 결국 이듬해 9월30일 특조위는 강제해산 당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