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정) 있지만 나눔에는 인색' 기부문화, 세계 평균 못미쳐…부유층 더 심각

'情(정) 있지만 나눔에는 인색' 기부문화, 세계 평균 못미쳐…부유층 더 심각

기사승인 2018-06-10 04:00:00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가장 감명받은 것 중 하나로 정(情)을 꼽는 경우가 많다. 서로를 가족처럼 위하고 아껴주는 것이 서양에는 없는 독특한 문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정 문화가 나문문화로 발전하기에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특히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의 기부참여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한국의 기부참여율(2017년 기준)은 26.7%로 OECD 평균 43.5%에 미지치 못하고 있다. 이는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21위로 하위 수준이다. 또한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한 세계 기부지수에서도 139개국 중 62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상의는 한국의 나눔문화를 4가지 특징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선 한국에서는 자원봉사 경험이 특정 연령대에 치중돼 있다. 한국의 경우 청소년 자원봉사 참여가 20대 미만이 78%로 압도적으로 많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10%대, 60대 이상은 8% 그쳤다. 이에 반해 미국과 영국의 경우 자원봉사 참여율(2016년 기준)은 전연령대에서 각각 20%대, 40%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또한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의 고액기부도 미흡했다. 1억 이상 기부자가 가입할 수 있는 ‘아너소사이어티’의 경우 2008년 이후 꾸준히 멤버가 증가해 1700여 명에 이르고 있으나, 2016년 약정된 기부액은 344억원 수준이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가 영국의 경우 100만달러 이상 기부 총액이 각각 141억달러(15조1800억원), 23억달러(2조47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한국은 종교단체 기부액이 70% 이상으로 편중돼 있고, 주기적 현금 기부자도 50%로 상대적으로 낮다. 더욱이 나눔에는 현금기부, 물품기부, 재능기부, 권리기부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는데 한국에서는 현금기부에 치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1년 동안 기부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26.7%인데, 현금기부를 하는 사람은 24.3% 정도 되는 반면 물품기부를 하는 사람은 6.2%에 불과했다.

대한상의는 이처럼 미약한 기부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선 일부 고액기부 구간을 신설해 세제 혜택을 늘이는 정부의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세액공제 방식은 소득 크기와 관계없이 고액기부일수록 혜택이 감소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대한상의는 각 분야벌 전문가들이 사회적 약자를 돕는 활동을 활성화해 생활 속 나눔문화를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장후석 기획조정실장은 “나눔은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사회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라며 “국내 나눔문화의 전반에 걸친 혁신을 통해 경제발전의 성장 동력과 선진국 진입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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