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텍사스주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했다. 그러나 텍사스행 비행기에 타는 멜라니아 여사의 재킷에 쓰인 문구가 구설에 올랐다.
CNN과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21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업브링 뉴호프 칠드런센터’를 방문했다. 해당 시설은 12~17세 이민자 아동·청소년이 부모와 격리, 수용된 곳이다. 그는 시설을 찾아 “그들(수용된 아동이) 부모 없이도 여기서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여러분의 열정과 노고에 감사드린다. 아이들이 가족과 빨리 재결합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멜라니아 여사의 시설 방문보다 ‘패션’이 더 화제가 됐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메릴랜드 공군기지에 도착, 시설 방문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에 올랐다. 그는 비행기에 오를 당시 후드가 달린 카키색 재킷을 입었다. 해당 재킷에는 ‘나는 정말 신경 안 써, 너도 그래?’(I really don’t care, do u?)’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멜라니아 여사는 비행기에서 내려 시설에 들어갈 때는 재킷을 벗었다. 이후 비행기에 오르며 다시 옷을 걸쳤다.
일각에서는 멜라니아 여사의 재킷에 어떠한 ‘메시지’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내놨다. 멜라니아 여사가 입은 옷의 색깔과 디자이너의 국적·성향 등은 종종 정치적 메시지로 풀이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랄프 로렌의 옷을 택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멜라니아 여사 측은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스테파니 그리셤 대변인은 “그냥 재킷일 뿐, 숨겨진 메시지 같은 것은 없다”며 “오늘 텍사스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논란 진화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멜라니아 재킷에 쓰여진 메시지는 가짜 뉴스 언론들에게 하는 말”이라며 “멜라니아는 그들이 얼마나 정직하지 않은지 알았다. 진짜 더 이상 관심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부모·아동 격리정책 철회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 여사는 슬로베니아(구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이민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20일 불법 이민 외국인과 그들의 자녀를 함께 수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