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주 탐루엉 동굴에서 실종됐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가 코치가 17일 만에 기적같이 생환했다.
태국 네이비실은 10일(현지시간) 오후 SNS를 통해 “이것이 기적인지 과학인지 확신하지 못 한다. 13마리의 야생 멧돼지가 동굴을 빠져나왔다”며 전원 구조 소식을 전했다. 소년들을 데리고 동굴에 들어갔던 엑까뽄 찬따웡(25) 축구팀 코치는 맨 마지막에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현지는 실종자들의 귀환에 축제 분위기다. 11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태국 치앙라이 현지 교민 권영진씨는 “모든 태국 사람들이 이 상황에 대해 굉장히 기뻐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구해낸 것에 대해 ‘이것이 바로 태국의 자존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열광 중”이라고 말했다.
동굴에서 아이들을 보살폈던 엑까폰 코치에 대한 찬사도 나왔다. 권씨는 “먼저 구조된 아이들이 ‘코치는 전혀 간식이나 과자를 입에 대지 않았다’고 말했다”면서 “명상 시간을 주고, 생존법을 가르쳐주고 아이들을 안에서 다독거리고 보살폈다는 증언이 계속 나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치앙라이의 ‘무빠’(야생 멧돼지) 축구 아카데미 소속인 소년들과 코치는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들어갔다. 그러나 갑자기 내린 폭우로 동굴 내 물이 차며 고립됐다. 이들의 실종을 인지한 당국은 수색에 들어갔다. 미국과 중국, 영국, 미얀마 등에서도 동굴 구조 전문가들이 도움의 손길을 뻗쳤다. 수색대는 실종 열흘째인 지난 2일 밤 동굴 입구로부터 5㎞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실종자들 발견했다.
그러나 높아진 수위 등으로 인해 즉각적인 구조가 어려웠다. 동굴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먼 거리를 잠수·수영해야 했다. 길 또한 험난했다. 자원봉사자로 구조에 동참했던 전직 태국 네이비실 대원 사만 푸난이 산소통을 나르는 작업 중 숨지는 일도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날씨도 문제였다. 우기가 시작돼 언제 다시 폭우가 쏟아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결국 당국은 결단을 내렸다. 지난 8일 본격적인 구조작업이 진행됐다. 이날 4명이 먼저 구출됐다. 이튿날인 9일 4명, 10일 5명을 구조하며 13명이 전원 구조됐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