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가 고대가요 ‘구지가’ 수업 중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으로 교체돼 논란이다. 

1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 모 사립 고교 A 교사는 국가인권위원회에 학교 측으로부터 받은 조치가 부당하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A교사는 “구지가나 춘향전 등 고전문학의 의미를 풀이하는 과정에서 특정 단어가 남근이나 자궁을 뜻한다고 설명했는데 이를 한 학부모가 성희롱이라며 민원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업의 전체적인 맥락을 배제한 채 성희롱을 주장한 것”이라며 “학교는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성희롱고충심의원회에 조사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앞서 A 교사는 수업 중 구지가에 나오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라는 구절에서 거북이의 머리가 남성의 성기인 ‘남근’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춘향전 수업에서 ‘이몽룡이 그네를 타는 춘향의 모습을 보는데 아마 치마가 날리면 다리만 보였고 그 다리에 반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학부모의 민원을 받은 후, 자체 성희롱고충심의원회를 열어 A 교사의 발언을 성희롱이라고 결론지었다. 이후 A 교사에 대한 징계와 함께 2학기 수업 배제를 결정, 시교육청에 보고했다. 

A 교사는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성희롱 징계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하는 분노에 자살을 해서 세상에 항변할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도 했다”며 “너무 고통스럽고 수치스럽다. 끝까지 싸우자 하면서도 힘들다는 두려움에 별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학교 측이 A 교사에게 징계를 내린 절차가 적법했는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