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과 코스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곳은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장외 주식시장이다. IT, 바이오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유망기업들이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곳이다.
나스닥은 전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서는 기업이 등장하는 등 벤처·혁신기업의 자금줄이 되고 있다. 반면 한국 코스닥 시장은 시장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약 15% 이상 하락한 780대(2일 기준)를 기록,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788.80으로 932.01을 기록했던 지난 1월에 비해 15.37%하락했다.
코스닥은 올해 812.45로 출발 지난 1월 정부의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이 나오자 930선을 넘으며 활기를 뛰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정부의 부동산 투자 억제, 기업 규제 강화 등 시장 불확실이 커지면서 800대 선이 붕괴된 상황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과 전면 배치되는 정책울 내놓아 시장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코스닥150·KRX300 등 코스닥 지수 관련 파생상품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가 공평과세 차원 등 시장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파생상품) 거래량이 많지 않지만, 심리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나스닥은 벤처·혁신 기업의 자금줄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42년 전인 1976년 미 실리콘밸리의 작은 차고에서 시작한 애플은 2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전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30조원)를 돌파했다. 1조달러는 지난해 기준 대한민국 명목 국내 총생산(GDP)의 65% 정도에 해당되며, 우리나라 1년 국가예산(약 400조원)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와 함께 아마존,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혁신기업의 시총 800억달러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나스닥 상장을 통해 충분한 투자금을 확보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하나금융투자 김훈길 연구원은 “상반기 기술주 성과가 좋았다”며 “나스닥은 일명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을 포함해 4차 산업관련 한 기술주가 시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닥은 바이오주가 시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바이오주는 밸루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높고, 분식회계 등의 논란으로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