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솔릭’이 전례 없는 강풍을 몰고 느리게 북상 중이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3일 오전 4시25분 한라산 진달래밭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서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62m로 기록됐다.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60m다. 지난 2003년 9월 태풍 ‘매미’ 북상 당시 제주와 고산에서 관측됐다. 다만 AWS에서 측정된 기록은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초속 62m 강풍 관측 소식에 기상청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상청 관계자는 “관측 장비가 잘못됐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장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태풍 솔릭은 강풍뿐만 아니라 강우도 동반했다. 이날 제주의 일일강수량은 오후 2시 기준 262.8㎜로 기록됐다. 이는 지난 1923년 관측 시작 이래 5번째로 많은 일일강수량이다. 

솔릭은 같은 날 오후 12시 기준, 제주 서귀포 서쪽 약 9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4km로 북진 중이다. 시속 4㎞는 성인이 걷는 수준과 비슷한 속도다. 

광주와 전남 지역도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남 신안 가거도의 강수량은 242.5㎜를 기록했다. 전남 해남 현산 123㎜, 전남 완도 66㎜ 등이다. 태풍특보도 점차 확대돼 오후 1시 해남, 완도, 신안, 진도, 거문도·초도, 남해서부앞바다, 흑산도, 홍도, 서해남부먼바다, 남해서부먼바다에 내려진 태풍주의보가 태풍경보로 격상됐다. 

솔릭은 이날 오후 6시 전남 목포 서남서쪽 80㎞ 부근 해상을 거쳐 자정을 지나 전북 군산 인근에 상륙한다. 오는 24일 오전 한반도를 관통, 오후에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