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작성·체육대회 방문은 어떻게?” 전두환 ‘알츠하이머’ 두고 의심 증폭

“회고록 작성·체육대회 방문은 어떻게?” 전두환 ‘알츠하이머’ 두고 의심 증폭

기사승인 2018-08-27 13:16:40

전두환씨 측이 알츠하이머 투병을 이유로 광주에서 열리는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불출석 의사를 드러냈다. 이에 일각에서는 투병이 사실인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광주지법은 27일 오후 2시30분 회고록을 통해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전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가면을 쓴 사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는 전날인 26일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전씨가) 지난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며 법정에 출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 전 비서관은 “현재 (전씨의) 인지능력은 회고록 출판과 관련 소송이 제기돼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어도 잠시 뒤에 설명을 들은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전씨가 광주에서 재판을 받는 것을 피하고자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5·18 기념재단 관계자는 “전씨가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재판에 불출석하기 위한 변명이라고 생각된다”며 “알츠하이머에 대한 정확한 치료 기록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씨 측은 광주 대신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기각됐다. 향후 재판 출석 여부도 불투명하다. 전씨 측은 기일변경신청이나 불출석 사유서 등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가 지난해 회고록을 출간한 것과 관련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로 정상적인 인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회고록을 어떻게 작성했냐는 것이다. SNS에서는 “기억력이 그렇게 안 좋은데 회고록을 썼다는 것이 말이 되냐” “핑계가 화려하다” “그래서 회고록에 순 엉터리 내용만 담긴 것이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전씨는 알츠하이머를 진단받았다는 2013년 이후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모교 체육대회, 장례식장 등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15년 10월에는 대구공고 총동문회 체육대회에 참석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지난 2014년에는 이학봉 전 안전기획부(안기부) 차장의 장례식에서 기자들이 추징금에 대해 묻자 “나중에 결정되면 이야기하겠다”고 확답을 피하기까지 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