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과잉진압 결론…“김석기 처벌해야” vs “폭력시위 용인 안 돼”

‘용산참사’ 과잉진압 결론…“김석기 처벌해야” vs “폭력시위 용인 안 돼”

기사승인 2018-09-06 12:59:06

‘용산참사’는 경찰의 과잉진압이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당시 경찰 지휘부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와 폭력시위를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5일 “용산참사 당시 경찰 지휘부가 화재 등의 위험 발생 가능성을 예상하고도 안전대책이 미비한 상태에서 무리한 작전을 강행한 끝에 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며 “당시 사망한 철거민 등의 유가족에 대한 사과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용산참사는 지난 2009년 1월19일 철거옥상에 철거민 32명이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빌딩 망루를 세우고 농성하던 중 경찰 강제진압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 경찰관 1명과 철거민 5명이 숨진 사건이다.

참사 이후 법원은 화염병을 투척한 철거민 등 24명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 혐의를 적용, 최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이들을 특별사면했다. 

반면 진압작전을 지휘한 경찰 책임자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참사 원인에 대한 의문과 무모한 진압 증언은 검찰 수사과정에 배제됐고, 재판부도 경찰의 위법행위에 책임을 묻지 않았다.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 발표가 나오자 유가족과 피해자로 구성된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10년 만에 과잉진압에 의한 참사라는 게 공식 인정됐다”며 “당시 책임자였던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을 수사 및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찰 측은 이번 발표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찰 측은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이었다”며 진상조사위가 폭력시위는 언급하지 않고 경찰을 가해자로, 시위대는 피해자로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력시위를 방치하면 시민과 경찰관이 피해를 보게 된다”며 “(경찰은) 막으면 막았다고, 안 막으면 안 막았다고 욕먹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유남영 진상조사위원장은 “철거민의 잘못을 조사하는 것은 저희의 소관이 아니다”며 “우리의 업무는 과거 사건에서 경찰의 무리한 진압행태의 시비를 가리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한발 물러섰다. 

일각에서는 공권력의 과잉 행사와 함께 폭력시위 역시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선진국들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는 대신 불법행위는 엄격히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시위대가 경찰 지시에 불응하거나 폴리스라인을 침범하면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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