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평양 시민들과 함께 한 저녁식사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은 2018년 7월 30일 처음 문을 연 평양의 대형 대중음식점으로 총 3층 규모의 건물이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형상화 해 지어졌다. 식당 1층에는 대형수조 코너가, 2층은 전문식당으로 꾸며져 있고, 3층은 뷔페식 식당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명칭의 이 식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두 차례 현지지도를 해 알려지게 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6월 8일에 식당을 찾아 “태평양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인민봉사기지”라고 칭찬했다.
2, 3층의 식당은 총 1500여석으로 대중식사실, 가족식사실, 민족요리식사실, 초밥식사실, 뷔페식사실 등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식당을 찾은 이들은 1층 수조에서 먹고 싶은 수산물을 직접 보고 고른 뒤 선호하는 요리 방식을 주문하면 만들어진 요리가 2층 식당으로 서빙된다.
이 곳에서 취급하는 수산물은 매우 다양합니다. 철갑상어, 룡정어(잉어과), 연어, 칠색송어, 자라, 조개류 등이 있으며 평양 시민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철갑상어이다. 철갑상어는 회와 찜 2가지로 요리해서 제공되며 평양 시민들은 찜보다는 회를 좋아한다고 한다.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가 북한 관계자에게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철갑상어회는 소(小)-중(中)-대(大) 로 주문이 가능하며, 소(小) 철갑상어회는 북한 화폐로 700원 정도의 가격이다.
식사실에는 저녁을 먹는 가족단위 손님이 많이 보였는데 특히 조부모와 손자 삼대 대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저녁 6시 50분 경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측 참석자들과 우리 측의 김현철 경제보좌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식당에 입장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공식수행원들도 곧 들어왔는데 김영춘 장관은 일행에게 철갑상어에 대해 설명했으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휴대폰으로 식당 곳곳의 모습을 촬영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오늘 만찬에 대해 “대통령이 특별히 마련한 저녁 자리이다. 문 대통령은 둘째 날 경제인들을 위한 저녁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저녁 7시 정각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뒤따라 들어왔다. 북측 안내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일행을 안내하며 식당의 시설과 취급 수산물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은 “수조에 산소 공급은 계속 하는지, 연어는 방류사업을 하는지” 등을 즉석에서 질문했다.
대통령은 함께 걷던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인 ‘태평양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인민봉사기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고 김영철 부위원장도 그 말이 맞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초밥식사실에서 식사 중인 북한 일반 주민 테이블을 찾아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식사하던 평양 시민들은 놀라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었고 문 대통령이 손을 흔들자 주민들도 환호하며 따라서 손을 흔들었다.
대통령은 식사하던 가족에게 다가가 “어떻게 왔느냐”고 물었고 중년의 평양 시민은 “3대가 함께 왔다”고 답했다.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좋은시간 보내세요”, “음식 맛있습니까? 우리도 맛 보러 왔습니다”라고 말을 건넸고 함께 하던 김정숙 여사가 “이제 그만 가십시다”라고 하며 옷깃을 잡자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식당 내부를 이동하다가 잠시 발길을 멈춘 문재인 대통령은 “아마도 우리가 다녀가고 나면 훨씬 더 유명한 곳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라고 인사했다.
대통령 일행이 민족료리식사실로 다시 입장한 후 1층에서 큰 함성이 들려왔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도착했다.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영철 부위원장이 엘리베이터 앞으로 마중을 나갔다.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웃으면서 “오늘 내가 너무 시간을 많이 뺏는 것 아닙니까. 먼저 와서 둘러봤습니다”라고 말했다.
두 정상의 만남에 사방에서 박수와 환호가 들려왔고 식사 중이던 시민들까지 모두 일어서 환호하기 시작했다. 두 정상도 손을 들어 화답했고 함성 소리가 끊이지 않자 걸음을 멈추고 손을 흔들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