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호석 분회장 시신 탈취 과정에 삼성서 뒷돈 경찰관 2명 기소

염호석 분회장 시신 탈취 과정에 삼성서 뒷돈 경찰관 2명 기소

기사승인 2018-12-31 16:35:50



2014년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염호석 양산분회장의 시신 탈취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삼성 측으로부터 뒷돈을 받고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뒤늦게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사측에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며 적극 나섰던 염 분회장은 자신의 희생으로 노조 투쟁이 승리하기를 바란다는 유서를 쓰고 2014년 5월17일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유서에 “시신을 찾게 되면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달라"며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해 이곳(정동진)에 뿌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신고를 받았다며 염 분회장의 시신이 안치된 현장을 덮쳤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염 분회장의 유언을 지켜야 한다며 이를 막아서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당시 금속노조는 경찰까지 나서 일사천리로 진행된 이 과정에서 삼성이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나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을 검찰에서 수사하면서 실제 삼성과 경찰이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직권남용‧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로 당시 경남 양산경찰서 정보보안과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당시 양산경찰서 정보계장도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이 때 삼성 측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고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해 염 분회장의 시신을 빼돌리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31일 논평을 내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경남본부는 “피의자가 검찰 수사에 적극적이며 범행 당시 피의자의 지위와 역할 등을 고려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 결정이 참으로 어처구니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직권남용 등 과정에서 윗선이 있었는지를 가려내고 경찰관의 불법 개입에 대한 모든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구속수사를 촉구한다”며 “정보 경찰관들이 조직적으로 삼성과 한통속이 돼 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 국민들 분노가 커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규탄했다.

경남본부는 “2014년 당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삼성과 공동으로 단체교섭을 지연시키거나 불응하는 등 부당노동행위에 개입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노조 파괴를 위한 조직적인 범죄가 드러나는 마당에 경총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스스로 몸을 낮출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양산서 정보과장은 현재 다른 보직을 맡아 근무 중이며, 정보계장은 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청 관계자는 “검찰에서 기소됐다고 공식 기관 통보가 오면 보직 이동 및 징계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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