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쓰린 가슴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창원 LG는 31일 오후 11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70-79로 패했다. 14승15패를 기록한 LG는 7위로 내려앉았다.
농구로 새해를 맞이하는 ‘농구영신’ 매치가 열린 이날 창원실내체육관엔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5300개의 티켓이 모두 팔렸고 입석 티켓을 구매한 관중들도 상당수였다.
모처럼의 만원 관중에 현주엽 LG 감독도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는 솔직히 이런 거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도 “선수들은 매진에 입석까지 판매가 되니 기분이 좋을 것이다. 매번 만원이면 11시에 경기를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서로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KT는 외국인 선수가 한 명 없어도 잘해준다. 우리 국내 선수들이 얼마나 자기 역할을 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3점을 내주면 힘들어진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하지만 LG는 이날도 고질적인 과제를 풀어내지 못했다.
여전히 제임스 메이스와 조쉬 그레이에 편중된 공격 루트만을 고집했다. 반면 KT는 출전 선수들이 두루 고른 활약을 펼치며 LG 수비를 붕괴시켰다.
1쿼터부터 양 팀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특히 외곽포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KT 김명진이 시작 1분 만에 3점포를 꽂자 LG도 강병현의 3점포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최성모의 3점포 뒤엔 김시래가 3점 슛으로 맞불을 놨다. 23-17로 KT가 앞선 채 1쿼터가 마무리됐다.
2쿼터 KT가 기세를 잡았다. 랜드리와 김현민, 조상열의 연속 득점이 터졌고 김민욱의 3점포까지 나오면서 2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39-25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하지만 KT가 주춤한 틈을 타 LG도 늦게나마 힘을 냈다. 그레이와 메이스의 활약으로 35-42까지 점수를 좁혔다.
3쿼터 KT가 리드를 이어갔다. 8득점을 올린 김영환을 비롯해 양홍석과 김민욱이 고루 득점에 가담했다. LG는 김시래와 김종규가 8점을 합작했을 뿐 메이스와 그레이에 편중된 공격을 펼쳤다. 62-54로 KT가 앞선 채 3쿼터가 종료됐다.
4쿼터 KT는 김민욱이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가는 등 출발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8득점을 몰아친 랜드리의 활약 속에 종료 5분여를 남기고 74-61까지 격차를 벌렸다. LG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김종규와 메이스가 활약하며 66-74까지 점수를 좁혔다. 하지만 메이스가 승부처에서 자유투 2개를 놓쳤고, 김시래의 턴오버까지 나오며 흐름이 끊겼다. LG는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70-77까지 따라붙었으나 연이은 턴오버로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한편 29일에 이어 홈 관중 앞에서 연패에 빠진 LG는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메이스의 독단적인 플레이, 조쉬 그레이와 김시래의 공존 문제 등 여러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꾀해야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종료 후 만난 현 감독은 "새해엔 외국인 선수, 국내 선수들의 변화를 고려 중이다. 재정비해서 돌아오겠다"며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창원ㅣ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