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가 우려 속에 새해를 시작했다. 새해 첫 경기였던 부산 KT와의 ‘농구영신’ 매치를 포함해 3연패에 빠지며 리그 7위로 추락했다. 지난 시즌을 9위로 마무리했던 LG는 올 시즌 초반 2위까지 오르며 ‘1강’ 현대 모비스의 유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는 봄 농구마저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하락세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외국인 선수 제임스 메이스의 이기적인 플레이다.
메이스는 1일 기준으로 경기 당 26.7득점(리그 2위), 13.7리바운드(3위), 자유투 5.5개(2위)로 리그 정상급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메이스의 올 시즌 야투 성공률은 49.3%로 리그 43위에 그친다. 총 594개를 던져 293개를 넣는 데 그쳤다. 평균 득점과 야투 성공률의 괴리가 큰 편으로, 메이스가 비효율적인 공격을 펼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3.55개의 실책과도 연관이 있다. 자유투 성공률도 57.3%(118위)로 낮아 상대방의 파울에 무기력해지는 단점을 갖고 있다.
‘메이스 딜레마’는 지난해 31일 KT와의 ‘농구영신’ 매치에서도 잘 드러났다.
이날 메이스는 33분10초를 뛰며 21득점 15리바운드를 올렸다.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지만 2점슛 성공률은 38%로 가장 낮았다. 자신의 득점에만 집착했을 뿐 팀과의 연계 플레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2명의 수비수가 자신에게 달라붙으면 외곽으로 공을 빼기보다 무리하게 슛을 시도하는 편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블록슛을 허용했고 실책도 5개를 저지르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가까스로 얻어낸 자유투도 단 5개(5/13·38%)만을 성공시키는 등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메이스에게만 LG 부진의 책임을 지우는 것은 무리가 있다.
팀 내 든든한 조력자가 없는 것이 문제다.
조쉬 그레이와 김종규를 제외하면 평균 득점이 10점을 넘기는 선수가 없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위축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직접 슈팅을 하기보다 메이스에게 패스를 건네거나, 그에게 볼을 투입한 뒤엔 외곽에서 멀뚱히 서 있기만 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레이의 활용법도 고민해봐야 한다. 올 시즌 18.2득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레이이지만 볼 소유 시간이 길어 메이스와 함께 LG의 공격 템포를 늦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의 외인 득점 비중은 53.3%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볼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니 공격 생산성도 떨어진다. 여기에 주전 가드 김시래와의 공존 문제 또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모양새다. 실제로 김시래는 올 시즌 9.5점 3.4도움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다소 침체된 모습이다.
현 감독의 리더십 또한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원주 DB의 외국인 선수 마커스 포스터는 LG전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LG가 나를 수비하는 방식이 편하게 느껴진다”고 답한 바 있다. 현 감독이 전술, 경기 운영 등에서 이전과는 다른 접근법을 시도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보인 메이스의 활약을 참고해 ‘메이스 활용법’을 다시금 고민해 볼 필요도 있다.
한편 현 감독은 31일 경기 후 “최근 경기력이 상당히 좋지 않다. 외국·국내 선수 모두 변화가 필요하다. 재정비를 해야 될 것 같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