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도시에 둥지를 튼 화가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 화폭을 걸고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16일부터 21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 서울관에서 열리는 ‘강지음 개인전’이 바로 그 것이다.
작가는 인하대 미술과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는 농촌도시인 전북 김제시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등 다수의 공모전에서 입상을 했으며 현재는 단체전, 교류전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인하대교 강사를 지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6번째 개인전이다.
작가의 그림은 언어다. 인간의 언어는 묘사의 남용으로 인해 본질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더 많지만 작가의 언어는 가식과 꾸밈을 절대 허락하지 않는 본질의 냉정함을 소통의 방식으로 삼는다. 그림의 온도들은 가만히 들여다보는 순간 언어로 다시 조립된다.
인간 정신의 주파수를 여러 갈래로 펼쳐지게 하는 힘을 가진 작가의 그림은 공장 한구석에 버려진 구멍 뚫린 쇳조각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차가운 메탈 느낌 속에서 샤갈의 색조와 꿈틀거림이 엿보인다.
작품 속 눈을 뗄 수 없는 이 검은 구멍들은 순도 높은 절망처럼 자칫 거북해 보이기도 하지만 미련이 깊게 담긴 홀이다. 결국 우리네 삶이란 절망처럼 보이는 어두움 너머 어딘가에 갈급한 위로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세계 앞에서 우리는 어느새 스스로 자유를 채비하게 된다.
작가는 우리의 가려진 마음을 차갑고 건조한 생략의 언어로 당돌하게 드러낸다. 그림은 숭고한 것들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간단명료하면서도 충분히 보여준다.
신성용 기자 ssy147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