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에릭 테임즈(32)는 한국 프로야구가 낳은 스타다. 테임즈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KBO에서 뛰며 390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9리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밀워키의 러브콜을 받았고 2017년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이러한 ‘역수출’ 사례가 프로농구에서도 나올 전망이다. 지난 시즌 원주 DB에서 활약하며 ‘외국인 선수 MVP’까지 수상한 디온테 버튼(25)은 올 시즌 미국으로 돌아가 도전을 택했다. 결국 오클라호마시티와 투웨이 계약(NBA G리그 오클라호마시티 블루 소속으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 콜업될 경우 최장 45일까지 NBA에서 뛸 수 있다)을 맺었다.
당초의 우려와 달리 버튼은 적은 출전 기회에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주전 포워드 제레미 그랜트 등 주축 선수들이 이탈한 틈을 타 기회를 얻은 12일(한국시간) 포틀랜드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26분 동안 3점슛 3개 포함 18득점을 기록했다. 야투 9개를 시도해 7개를 넣는 등 효율적인 농구를 했다. 이날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버튼보다 득점을 많이 올린 선수는 폴 조지(47점)와 러셀 웨스트브룩(21점) 뿐이었다.
수비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신장 열세에도 불구하고 유서프 너키치와의 매치업에서 뒤지지 않았다. 그는 경기 막판까지 끈끈한 수비로 상대 공격수들을 성가시게 했다.
이날 기록한 3개의 블록슛도 압권이었다. 특히 2쿼터 상대 주축 선수인 C.J. 맥컬럼의 슛을 블록한 뒤 곧바로 3점슛을 성공시키는 장면은 전반전의 하이라이트 필름이었다.
버튼의 활약은 도노번 감독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그는 경기 종료 후 “버튼은 훌륭한 선수다. 그는 항상 배우기를 원한다”며 “내가 오늘 버튼에게 너무 많은 출전 시간을 줬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오늘 너무 잘해 빼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단 한 경기일 뿐이지만 이날 활약은 버튼이 NBA에서도 충분히 통할 기량을 갖췄다는 기대를 갖게 만들기 충분하다. 향후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쏠쏠한 활약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면 올 시즌이 끝난 뒤엔 정식 계약을 따낼 수도 있다.
한편 버튼은 지난해 8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프로농구에서의 경험이 자신을 더욱 성장시켰다고 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는 “한국에서의 생활은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한국 생활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말하는 법을 포함해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아이오와 주립대를 수년간 취재하고 있는 재러드 스탠스버리 기자도 버튼의 말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지난 7년간 스포츠 분야를 취재 중이다. 처음 만났을 때와 현재가 가장 다른 선수는 바로 버튼이다. 이런 선수는 처음 본다”며 “한국 생활이 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