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경남 FC가 시‧도민 구단에 대한 편견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경남은 2018시즌 외국인 선수 말컹의 활약을 바탕으로 리그 2위에 올랐다. 2017년 K리그2에서 경남의 승격을 이끈 말컹은 26골을 기록하며 1부리그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그랬던 말컹이 시즌 종료 뒤 중국 CSL 허베이로 이적을 타진했다.
자연스레 경남의 전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경남은 말컹이 남긴 막대한 이적료(추정치 67억원)를 이용해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울산 김승준, 이영재를 시작으로 부산 고경민, 수원 박기동, 요코하마FC 배승진, 서울 곽태휘, 대구 박태홍, 알비렉스 니가타 송주훈, 제주 이광선 등 13명과 손을 잡았다.
여기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인 조던 머치를 영입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머치는 QPR, 크리스탈 팰리스 등에서 윤석영, 이청용 등과 뛴 경험이 있는 친숙한 선수다. 스피드와 슈팅력을 갖춰 말컹의 빈자리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남은 이에 그치지 않고 루크 카스타이노스 영입도 가시권에 뒀다.
네덜란드에서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루크는 손흥민과 함께 2010년 FIFA 선정 세계 23대 유망주에 이름을 올린 선수다. 이탈리아 리그 명문팀인 인터밀란에서도 뛴 경험이 있다.
K리그 22개 구단 중 절반 이상인 12개 구단(K리그1 4개, K리그2 8개)에 해당하는 도‧시민 구단은 K리그의 근간이라 불린다. 하지만 그동안 시‧도민 구단의 이미지는 ‘셀링 클럽’에 가까웠다. 매번 재정난에 시달렸고 선수를 키운 다음 빅클럽에 팔며 구단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다. K리그 흥행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남의 행보는 도‧시민 구단이 나아가야 할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과감한 투자로 시즌을 대비한 경남이 올 시즌 리그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