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8·발렌시아)이 가시밭길을 걸고 있다.
이강인의 시련은 올해 1월부터 시작됐다.
이강인은 헤타페와의 국왕컵 8강전에서 수훈 선수로 활약하는 등 1군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에 발렌시아는 올해 1월 이강인과 1군 계약을 맺었다. 바이아웃은 무려 8000만 유로(약 1027억원)으로 책정했다. ‘꽃길’만 걸을 것 같았던 이강인이었다.
하지만 이후 발렌시아의 온도가 달라졌다. 벤치에만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8경기에서 총 14분을 뛰는 데 그쳤다. 계약 상 2군에서도 뛸 수 없어 경기 감각 저하가 불가피했다.
지역 언론과 발렌시아 팬들의 비판이 거세져도 토랄 감독은 완고했다.
토랄 감독은 “이강인은 17세 선수”라며 “이강인이 지속해서 출전하긴 어렵다. 발렌시아는 이기길 원하고 난 팀을 위해 최고의 선수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팀에 여러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강인이 틈을 비집고 출전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심에 빠져있던 이강인에게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A 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은 세대교체의 중심으로서 손흥민 등 선배들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기대됐다. 떨어진 경기 감각도 대표팀 경기를 통해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강인은 벤투 감독에게도 외면 받았다. 22일 볼리비아전과 26일 콜롬비아전 모두 단 1분도 뛸 수 없었다. 이강인의 A매치 데뷔는 6월 평가전으로 미뤄졌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관찰할 예정”이라며 “이번 소집을 통해 어린 선수들의 능력을 확인했다. 소속팀에서 어떤 활약을 하는지 계속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선수를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파악하는 스타일이다.
선배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사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승우는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소속팀에서의 활약 등으로 벤투 감독에게 신뢰를 얻었다. 이승우는 이번 볼리비아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벤투호 출범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뛰었다.
이강인의 A매체 데뷔 역시 시간과 소속팀에서 활약 등이 동반될 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이어 감독들에게 외면 받은 이강인은 임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생각이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오사수나를 비롯해 말라가, 그라나다 등 스페인 2부리그 팀들이 이강인 임대 영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된 팀들은 모두 1부 리그 승격 가능성이 있어 이강인이 경쟁력을 키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