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원(34)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ㅌ’ 카페를 운영 중이다. 포털 사이트에 카페 이름을 검색하면 ‘두산베어스 오재원 선수가 운영하는 브런치 다이닝카페’라는 설명이 나온다. 2017년 8월께 오픈한 이후 오재원이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했던 터라 이는 야구팬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오재원과 공동으로 ㅌ 카페의 운영권을 쥔 사람이 있다. 최근 마약·성폭행 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클럽 ‘버닝썬’의 이문호 대표다.
논란이 불거지기 전엔 ㅌ카페에서 이 대표의 이름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한 유명 구직 사이트에 'ㅌ'를 입력만 해도 이 대표의 이름이 나왔다.
최근에는 이 대표의 이름 대신 오재원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이 대표가 논란의 중심에 서자 이를 의식해 대표자 명의를 변경해 재등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이 대표의 흔적을 확인 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중소기업현황 정보시스템에 'ㅌ 카페'를 검색하면 대표자 명의로 이 대표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오재원이 운영한다는 ㅌ 카페와 주소가 일치한다.
17일 직접 찾은 ㅌ 카페에서도 이 대표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총 3층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1층은 카페로, 2층과 3층은 각각 편집숍과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었다.
“오재원이 직접 운영하는 카페가 맞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던 카페 직원은 이 대표의 얘기를 꺼내자 “카페 운영진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른다”며 경계했다. 오재원이 운영하고 있는 것은 맞는지 한 번 더 묻자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며 답을 피했다.
하지만 마실 것을 주문한 뒤 받은 영수증에는 이 대표의 이름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오재원이 이 대표와 동업을 한 것이 그의 도덕적 해이를 의미하진 않는다. 하지만 오재원의 연결고리가 이 대표 뿐 아니라 가수 승리와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가 있다.
승리는 이 대표와 함께 ‘버닝썬’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2017년 12월에는 필리핀의 한 섬에서 자신의 생일파티를 열며 마약, 성접대 등을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현재는 삭제 됐지만 오재원의 과거 SNS에는 “감사합니다 승츠비 회장님 열심히 살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ㅌ 카페를 찾은 승리의 사진이 올라왔다. 이밖에도 오재원은 승리의 ‘아오이 라멘’ 분점 개점 때 ㅌ 카페 이름으로 화환을 보내는 등 친밀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친분이 바탕이 돼 오재원이 승리의 생일파티에 참석한 정황도 있다. 승리의 생일파티가 치러진 날 오재원은 SNS에 해당 장소가 마크 된 사진을 공개했다. 이것 역시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자신을 향한 의구심이 짙어지자 오재원은 뒤늦게 입을 열었다.
17일 SNS에 항공권 사진 2장을 공개한 그는 “정식초대는 그 분(전 여자친구)이 받은 거였고 전 리조트 제공이라는 성의가 너무 부담스러워 한사코 거절을 하다 따라가게 된 것” 이라며 “여자친구와 여행을 가는데 그런 접대를 받을 수 있을까요? 제 사생활을, 또 지난 얘기들을 이런 식으로 해야만 하는 이 상황이 너무 싫습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오재원의 해명이 부실하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 승리와의 각별한 친분 속에서 의혹이 무성한 생일파티에 참석했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 삼는 이들도 있다. 최근 경찰은 승리가 2015년 12월 일본인 투자자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 당시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동원해 성접대를 벌인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 지금까지의 정황들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생일파티에 참석했던 오재원도 이미지 손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 관련해 두산 구단과 오재원의 입장을 들으려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