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현(NC 다이노스)만큼 험난한 야구 인생을 걸어온 선수도 드물다.
2006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그는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2010년 방출됐다.
2011년 10월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당시 신생팀이었던 NC에 입단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2014년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73경기에 나와 71이닝을 던지며 5승 3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공을 내려놓았다. 이를 악물고 투병한 끝에 병마를 이겨냈고 1년 여 만에 기적처럼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구위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 150㎞대 강속구를 앞세워 54경기 70.2이닝 3승 3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활약 덕에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NC의 든든한 ‘믿을맨’이었던 그는 지난 시즌엔 부침을 겪었다.
2017시즌 80이닝(불펜 최다 이닝 3위)을 던지는 등 혹사에 가까운 투구를 한 탓에 구위 저하가 찾아왔다. 결국 36경기에서 3승 6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5.18로 1군 데뷔 이후 제일 아쉬운 성적으로 남겼다. 원종현을 비롯한 불펜진의 부진으로 인해 ‘가을 야구 단골 손님’ NC도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원종현은 올 시즌 다시 날개를 폈다.
24일 기준으로 14경기에 출전해 14.1이닝 동안 패 없이 10세이브(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마무리 투수 보직이라는 낯선 임무를 부여 받았지만 현재까진 성공적이다.
지난 3월 26일 kt 위즈전에서는 1이닝 2실점으로 세이브에 실패했지만 이후부터는 100%의 세이브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조상우(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두 번째로 개인 두 자릿수 세이브 고지를 밟은 것도 원종현이다. 이전처럼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진 않지만 양의지의 도움을 받아 완급조절에 힘쓰며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NC는 지난 시즌 내내 마무리 투수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임창민이 지난해 5월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접는 바람에 6월부터 이민호가 마무리 투수를 맡았다. 하지만 블론 세이브 7개를 기록하는 등 불안을 노출했다. 이민호가 마무리로 이동하면서 NC의 ‘허리(중간계투)’가 약해지는 부작용도 뒤따랐다.
하지만 올 시즌 원종현이 뒷문을 확실히 지켜주면서 덩달아 불펜진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선발진에 비해서는 아쉽지만 평균자책점 4.66으로 리그 5위를 기록 중이다.
특급 마무리로 거듭난 원종현은 이제 생애 첫 타이틀을 노린다. NC가 시즌 초반부터 많은 승수를 쌓고 있어 앞으로도 많은 세이브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