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껍질 튀김’ 등장 3일째인 21일, 오전 10시께 KFC노량진역점에선 문을 열기 무섭게 대여섯 명의 손님들이 매대로 몰려 ‘닭껍질 튀김’을 주문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은 더욱 늘어, 20명 가까운 인파가 줄을 섰다. 매장 직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약 한 시간가량이 지난 후, 닭껍질 튀김의 재고가 거의 떨어져 가자, 직원의 주의가 들려온다.
"닭껍질 거의 소진돼서, 중간에 끊길 수 있어요."
계속 늘어서는 줄을 향해 매장 직원이 걱정스러운 듯 다시 외친다. 출시 첫날과 둘째 날은 매장 밖까지 줄을 설 만큼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매장 직원에 따르면, 오늘이 그나마 줄어든 편이라고. 오전 11시 40분. 매장 오픈 한 시간 40분 만에 500개가 완판 됐다. 구입에 실패한 손님들은 아쉬움 섞인 탄성과 함께 다음날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신형우(31‧가명) 씨는 “어제는 줄이 너무 길어, 엄두도 못 냈고, 오늘은 사람이 줄어든 것 같아 와 봤다”면서 “이곳 매장은 평소 잘 찾지 않지만, 닭껍질 튀김을 맛보려고 방문한 것”이라고 멋쩍게 웃었다. 매장 안에는 학생, 취업준비생, 연인, 군인 등이 주문한 닭껍질 튀김을 두고 각자의 시식 평을 나누고 있었다.
‘닭껍질 튀김’의 위세를 몸소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날 기자는 나름 빨리 도착한 덕분에 ‘닭껍질 튀김’을 맛볼 수 있었다. 가격은 2800원. 그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콜라도 주문하지 않았다. 사실 개인적으로 튀김을 좋아해, 닭껍질의 향이 코를 찌르니, 가슴 한 켠서 기대와 설렘이 피어올랐다. 도대체 ‘닭껍질 튀김’이 뭐길래.
소스를 찍지 않은 첫 맛은 느끼하다기보다 고소한 느낌이 강했다. 후추의 향도 느껴졌다. 일반 KFC 버거류에 나오는 치킨의 튀김옷과는 살짝 맛이 달랐다. ‘껍질’이라고 해서 마냥 바삭한 식감을 생각했다면, 기대와 다를 수 있다. 두께는 2cm가량 길이는 8~10cm 정도다. 10개가량의 튀김에 소스가 ‘얹혀’ 나온다. ‘찍먹 주의자’들은 꼭 사전에 매장 직원에 이야기해야 한다.
프라이드 치킨의 날개 등 얇은 부위와 일명 ‘부스러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좋아할 만한 맛이다. 소스는 칠리 향이 강해, 매운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살짝 맵다고 느낄 수 있다. 다만 소스를 묻혀도, 몇 개 이상부터는 튀김 특성상 질리기 시작한다. 집으로 포장해 가서 ‘밥반찬이나 맥주 안주로 먹으면 딱이겠거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매장 내 다수의 손님들 역시 각양각색의 반응을 나타냈다. 재구매 의사를 밝힌 손님도 꽤 있었다. 연인과 매장을 찾은 김민수(27‧가명) 씨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방문했다”면서 “고소한 맛에 당분간 즐겨 먹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생각 외로 너무 느끼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휴학생 김초희(24‧가명)씨는 “먹어보니 맛있긴 한데, 기름 맛이 너무 진했다”라고 평했다.
이 같은 ‘닭껍질 튀김’ 효과에 매장은 웃음 짓고 있다. 노량진점 매장 관계자는 “체감상 손님이 평소 대비 2배가량 늘었다”라고 귀띔했다. '집객효과'가 상당했다. 현재 닭껍질 튀김은 강남역점과 경성대부경대점, 노량진역점, 수원인계DT점, 연신내역점, 한국외대점 등 6곳에서만 판매 중이다. 이 같은 인기에 KFC 측은 판매 매장 수를 늘리는 것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