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에 따른 대응책으로 온라인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불붙고 있다.
4일 오후 2시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일본 경제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게시글에는 1만7083명이 동의했다. 해당 게시글은 지난 1일에 게재됐다.
청원자는 “우리 국민들 먼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및 일본 관광 불매로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에서 이번 경제제재와 관련해 상대방 관세 보복 또는 관광금지, 수출 규제 등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일본기업 제품 불매에 동참합시다’ 등의 게시글과 함께 일본 제품 리스트가 게재됐다. 리스트에는 니콘, 닛산, 파나소닉, 소니, 도요타, 혼다, 미쓰비시, 스즈키, 파이오니어, 세이코, 카시오, 닌텐도, 세븐일레븐, 포카리스웨트, 아사히, 시세이도, 유니클로, ABC마트 등 다양한 일본 브랜드가 포함됐다.
일본 관광 계획을 취소했다는 글도 온라인에서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본여행커뮤니티와 지역 맘카페 등에는 “다음 주에 교토에 가기로 했는데 항공 수수료를 물고 취소했다” “10월에 후쿠오카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맘이 좋지 않아 취소했다. 휴가 장소 추천해달라” “지금 이 시국에 일본 여행을 가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아서 동남아로 장소를 바꿨다” 등의 글이 게재됐다. 일본행 비행기 티켓과 숙소 등을 취소한 인증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일본 국적 연예인을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그룹 트와이스의 사나, 모모, 미나와 아이즈원의 미야와키 사쿠라, 혼다 히토미, 야부키 나코 등이 언급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규제 품목은 일본이 전세계 생산량에서 우위를 점하는 소재들이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반도체 기판 제작에 쓰이는 리지스트는 전 세계 생산량 중 90%가 일본에서 나온다. 반도체 세정에 사용되는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또한 일본에서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점유 중이다.
이번 수출 규제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따른 경제 보복성격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은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이 피해자에게 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확정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기업은 한·일청구권 협약 등을 이유로 들며 이를 거부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