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섞인 돌멩이 등의 불순물이 담석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이것은 담석에 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소화효소인 ‘담즙산’의 도움을 받아 소화와 흡수 과정을 거친다. 담즙산은 소장까지 연결돼있는 가느다란 관 ‘담도’를 따라 내려가는데, 담즙을 구성하는 성분들이 딱딱하게 ‘돌’처럼 굳은 것을 담석이라 한다.
담석은 성분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콜레스테롤 담석이다. 전체 무게의 50~70% 이상이 콜레스테롤로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 서양인들에게 많이 발견되는 유형이었으나 최근 비만 인구가 늘어나면서 한국인에게도 자주 발견된다. 주로 담낭 내에 있으며, 4F(여성_Female, 40~50대_Forty~Fifty, 비만_Fatty, 임신횟수가 많은 여성_Fecund)에서 발병률이 높다.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의 비만도가 높아 지면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담낭 담석증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과도한 스트레스, 폭음과 폭식, 고지방 섭취, 과도한 다이어트가 주요 원인으로, 고콜레스테롤 혈증, 경구용 피임제 복용, 소장의 염증이나 수술을 받은 사람 등이 위험군에 속한다.
색소성 담석 중 갈색 색소성 담석은 대개 담도 감염과 담도 정체의 이차적 결과로 발생한다. 흑색 색소성 담석은 콜레스테롤 함량이 전체 담석 무게의 10%를 넘지 않는다. 색소성 담석을 ‘빌리루빈 담석’이라고도 부르는데, 간에서 만들어진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주성분이기 때문이다. 색소성 담석은 주로 담즙이 흐르는 담관에서 잘 생긴다.
천영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콜레스테롤 담석에 비해 고령층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남녀의 발생비율은 비슷하다”면서 “콜레스테롤이 높은 비만환자와 담석의 발생은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양인의 경우 간디스토마나 회충, 담도내 염증이 색소성 담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에 따르면 담석을 제거하는 데는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한다. 우선 콜레스테롤 담석의 경우, 경구용해 요법을 시행한다. 우루소데옥시콜릭산 등과 같은 담즙산 제제를 매일 복용하면 1~2년 사이에 담석이 녹아 없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적응증을 엄선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담석의 크기가 1cm 이하이고 담낭 기능이 정상이며, 담관의 폐색이 없고 담석이 딱딱하지 않으며, 주변 장기(간, 십이지장, 췌장)에 질환이 없는 경우에 시도해볼 수 있다. 그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춘 사례가 흔하지 않고, 약을 1년 이상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 또 약간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널리 사용하는 치료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내시경적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내시경 유두절개술 후 총담관결석의 85~90%는 담석 제거용 바스켓이나 풍선 도관으로 제거가 가능하다는 것이 천 교수의 설명이다.
결석의 크기가 직경 30mm이상이라 절개된 유두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기계적 쇄석술이나 순간적인 전기파를 통한 분쇄 또는 레이저를 이용해 결석을 잘게 부순 후 끌어낼 수 있다.
단, 수술 후 출혈, 담관염, 췌장염 등이 발병할 확률이 6.8% 정도 되기 때문에 사후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천 교수는 “일반적으로 담석증이라고 하면 극심한 동통을 수반하지만 증상이 없는 무증상 담석도 상당히 많다. 특히 최근에는 종합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무증상 담석 진단이 증가하고 있다”며 “증상이 없는 담석인 경우 ‘치료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환자들의 질문이 많은데, 일반적으로 무증상 담석은 수술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증상이던 사람도 나중에는 여러 차례 동통으로 고생하거나 담낭염, 담관염 등 합병증 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간내 담석의 경우 방치하면 담관암으로 발전하기도 하며, 담낭 담석을 오랫동안 갖고 있는 여성의 경우 담낭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