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엉덩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10명 중 8명이 수혈을 하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정형외과 노재휘 교수팀(서유성, 이정재, 노재휘, 원성훈, 양현종)은‘국내 고관절 인공관절치환술의 수혈 경향’ 논문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16만7439건을 분석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양극성 반치환술, 인공고관절 전치환술, 인공고관절 재치환술 등 3그룹으로 나누어 각각의 수혈률과 수혈량을 조사한 노재휘 교수팀은 9년 동안 인공관절치환술 수술 시 전체 수술에서 수혈을 시행한 평균 수혈률이 82.7%에 이른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혈률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0년(84.4%)이었고 수혈률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2015년(79.9%)이었다. 매해 수혈률은 큰 변화가 없는 상태이며, 고령환자의 증가로 인해 매해 인공관절 수술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수혈량도 전반적으로 같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병원등급별, 지역별, 성별, 연령별 수혈률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했다. 병원 등급별로는 개인병원이 95.8%로 수혈률이 가장 높았고 종합병원은 84.1%, 상급종합병원의 수혈률은 69.9%로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지역의 수혈률이 78.2%로 조사됐고, 대구가 72.9% 가장 낮았고 충청북도의 수혈률이 91.4%로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는 70세 이하는 74.9%, 70세 이상에서는 87.6%의 수혈률을 보였다.
이에 노 교수는 “특히 고령의 고관절 골절환자에서 골절 자체만으로도 골절부 주위 내부 출혈로 인해 수술 전 혈색소 수치가 낮아지게 되고, 이 때문에 인공 관절 수술 시 수혈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성별에 따른 수혈률의 경우 남성이 75.3%, 여성은 8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간 수혈 비용의 경우 2007년 10억 6900여 만원에서 2015년 20억 8000여 만원에 이르기까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고, 이는 수술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수혈량 및 비용도 전반적으로 같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노 교수는 “심평원에 보고된 자료를 통해 어느 병원에서 누가 인공관절수술을 하더라도 거의 대부분 수혈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수혈은 그 자체만으로도 부작용의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수혈을 최소화하고,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더라도 적정량의 수혈로 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무수혈 프로토콜 혹은 환자혈액관리 프로그램의 개념을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혈액 보유량은 적정 보유량(7일분)에 못 미치고 있는데다 헌혈을 주로 하는 10~20대 인구가 줄면서 혈액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앞으로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고관절 인공 관절 치환술이 필요한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수혈로 인해 매년 20억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사회적 문제로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 교수의 이 논문은 SCI급 학술지 Transfusion(2019년 7월호)에 실렸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