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일’을 맞아 치욕적인 역사라도 기억하고 추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서울 청파동 서울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29일 오후 경술국치 추념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임시정부 비서장 동암 차리석 선생의 아들 차영조씨,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 증손자 이항증씨, 광복군 장이호 선생의 아들 장병화씨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함께했다.
전국 곳곳의 학교와 관공서 등에서도 조기를 달거나 독립운동가의 아픔을 기억하며 찬 음식을 먹는 행사가 진행됐다. 충북도교육청은 같은 날 각급 학교에 조기게양과 계기교육을 진행하도록 안내했다. 충북도교육청 복지관에서는 점심으로 찬 죽 먹기 행사가 이뤄졌다. 경기도교육청에서도 각 학교와 산하 기관에 조기 게양을 독려했다.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인 건물과 수탈의 흔적 등 ‘네거티브 문화재’를 보존해 역사를 되새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경술국치일을 맞아 조선총독부의 구청사인 통감부터 일대를 보존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서울 중구 예장동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재건축 과정에서 통감부가 위치했던 흔적이 발굴됐다. 통감부는 일제가 한국 황실의 안녕을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설치한 통치기관이다. 지난 1907년 을사늑약 체결 이후 세워졌다. 지난 1926년 경복궁 앞의 신청사가 세워질 때까지 조선총독부 청사로 사용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해당 부지는 제국주의 일본의 한국 침탈과 식민지배의 총본산이 자리했던 곳”이라며 “치욕의 현장일 뿐 아니라 동시에 지난 1921년 김익상 의사의 조선총독부 폭탄투척 사건이 일어났던 항쟁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일제강점기, 인천 지역에 조성된 10여 곳의 방공호를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인다. 방공호는 지난 1937년 방공법 제정 이후 공습으로부터 일본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본은 당시 조선인들을 동원해 곡괭이질로 방공호를 파게 했다. 높이와 폭 2m, 길이 80m에 달하는 방공호도 있다.
경술국치일은 지난 1910년 8월29일 일제가 한일병합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공포한 날이다. 대한제국은 한일병합조약으로 국권을 빼앗겼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