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고의 리그 오브 레전드(롤) e스포츠 팀을 가리는 ‘2019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쉽’이 오는 10월 2일 플레이-인 스테이지로 막을 연다. 이번 롤드컵은 리그 수준의 상향평준화로 어느 때보다 우승팀을 가늠하기 힘들다. 그만큼 라인별 강자들도 상당하다. 이에 쿠키뉴스 e스포츠 담당 기자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라인별 올스타를 뽑아봤다.
▲ 탑(TOP) : 원더(G2), 너구리(담원), 더 샤이(IG)
김찬홍 기자 : G2 e스포츠의 ‘원더’ 마르틴 한센을 뽑고 싶다. 롤드컵에 참가하는 탑솔러 중 가장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물론 SKT의 ‘칸’ 김동하나 LPL 펀플러스의 ‘짐준’ 김한샘 등 공격적인 선수들이 많지만 ‘원더’는 궤를 달리한다.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무작정 적진에 뛰어 들어 이득을 취한다. 다양한 챔프폭도 장점이다. 조커 픽을 사용해 카운터를 잘 친다. 올해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파이크를 비롯한 다양한 조커픽으로 LCK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안정을 지향하는 LCK 팀들에게 있어 원더는 경계 대상 1호다.
문창완 기자 : 분당 CS 9.1, 분당 골드 수급량 439, 팀 내 데미지 비율 30.1 평균 DPM 568, 솔로킬 22. ‘너구리’ 장하권을 설명하는 수치다. 이번 롤드컵에 진출하는 탑 라이너 중 단연 1위다. 2부 리그에서 LCK로 올라온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그가 탑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어느 베테랑들 보다 뛰어났다. 매우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다. 데스를 내주더라도 피지컬로 반전을 쓴다. 챔피언 폭도 상당히 넓다. 공격형, 수비형 어떤 챔피언을 잡아도 라인전 단계에서 상대를 압박한다.
문대찬 기자 : 현재의 폼만 놓고 봤을 때 ‘더 샤이’ 강승록은 세계 최고의 탑솔러 자리에서 내려 온 느낌이다. 하지만 그간의 국제대회에서 최고의 탑 라이너로 꼽히는 원더, ‘칸’ 김동하를 상대로 맹활약했기에 조심스레 더 샤이의 손을 들었다. 더 샤이는 전형적인 하이퍼 캐리형 탑솔러다. 무지막지한 피지컬을 이용해 숨도 못 쉴 정도로 상대를 찍어 누른다. 지난 롤드컵은 차치하고서라도 올해 MSI는 그의 진면목을 보여준 무대였다. KDA는 2.4로 칸, 원더에게 밀렸지만 분당 데미지는 489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다. 특히 G2전에서는 아칼리로 10킬을 거둬들이며 하드 캐리했다. 폼이 떨어졌다고 평가 받은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는 니코를 이용해 칸의 카밀을 괴롭히며 승리를 챙겼다. 롤드컵 우승을 노리는 G2, SKT가 가장 경계해야 될 선수임은 틀림없다.
▲ 정글(JUNGLE) : 클리드(SKT), 타잔(그리핀), 얀코스(G2)
김찬홍 기자 : ‘클리드’ 김태민은 롤드컵에 참가하는 정글러 중 가장 폼이 좋다. MSI가 끝난 뒤 숨 가쁜 일정에 잠시 무너지기도 했으나 서머시즌 플레이오프를 기점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상대팀으로 만난 샌드박스 ‘온플릭’ 김장겸, 담원 ‘캐니언’ 김건부, 그리핀 ‘타잔’ 이승용에게 완승을 거뒀다. 공격이면 공격, 운영이면 운영, 강타 싸움까지 결점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문창완 기자 : 그리핀의 중심에는 항상 타잔이 있었다. 뛰어난 캐릭력, 영리한 운영, 변칙적인 챔피언 폭 등 모든 면에서 출중한 만능형 정글러다. 타잔의 올해 KDA는 5.6으로 롤드컵에 진출하는 정글러 중 1위고 분당 CS도 5.5로 1위를 차지했다. 타잔은 초반 성장에 굉장히 신경을 쓰면서 날카로운 갱킹을 통해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다만, 이번 결승전에서 SKT T1 ‘클리드’ 김태민에게 동선을 완벽히 읽히며 완패한 것은 흠이다. 롤드컵 전까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명실상부 ‘세체정’의 위치에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대찬 기자 : 클리드와 저울질을 하다가 얀코스를 선택했다. 최근 강팀들이 가진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강하고 공격적인 정글러다. 얀코스는 MSI 우승, 이제는 롤드컵 우승까지 노리는 G2의 핵심이다. LEC에서 KDA 6으로 정글러 가운데 1위, 분당 데미지도 1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가운데 가장 많다. ‘속전속결’이라는 팀 컬러의 8할은 얀코스가 그려낸다. 변칙적인 초반 갱킹, 무모할 정도의 다이브 등 틀을 깨는 패를 갖고 있는 선수다. 얀코스에게 틈을 보이는 순간 빠르게 스노우 볼링이 굴러가고 그대로 승기가 기우니 주의할 것.
▲ 미드(MID) : 도인비(펀플러스), 페이커(SKT)
김찬홍 기자 : SKT ‘페이커’와 한참 고민을 하다가 펀플러스의 ‘도인비’ 김태상의 손을 들었다. 올해 가장 꾸준했던 미드라이너를 뽑자면 단연 김태상이기 때문이다. 김태상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넓은 챔피언 폭이다. 그를 대표하는 픽이 미드 클레드, 판테온 등 다른 미드라이너에게서 볼 수 없는 챔프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그간 플레이오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그가 이번 서머시즌엔 드디어 우승을 차지했다. 큰 무대에서의 약점마저 지워버렸다.
문창완 기자 :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주목 받을 선수가 ‘도인비’다. 수치상으로는 KDA 부문은 담원의 ‘쇼메이커’ 허수(6.8)에 이어 2위(5.2) 분당 골드 수급량은 440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태상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챔피언 폭과 팀원들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이다. 올해 대회에서 꺼낸 챔피언은 21가지이며 그중에는 ‘노틸러스’, ‘판테온’, ‘녹턴’ 등 미드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챔피언들도 있다. 심지어 탑e스포츠와의 경기에서는 정글로 라인 스왑을 해 ‘스카너’로 경기를 승리했다. 미드 판테온을 꺼내 들어 그리핀에게 일격을 가하기도 했다.
문대찬 기자 : 명불허전. 롤드컵 최고의 스타는 ‘페이커’ 이상혁이다. 2013년 데뷔 이후 롤드컵에 네 차례 진출했고 세 번의 우승, 한 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끝을 알 수 없는 챔피언 폭, 여전한 캐리력도 매력적이지만 큰 경기에서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롤드컵 통산 평균 KDA가 4.8에 이르고 2017 롤드컵 당시 팀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홀로 4인분을 해냈다. 킬 관여율은 78.2%였다. 최근 폼도 매우 좋다.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KDA 4.7, 킬 관여율 70.8%로 활약했다. LCK 서머에서 나온 역사적인 도장깨기 우승의 중심엔 페이커가 있었다. 정글러 클리드와 함께라면 롤드컵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2017년 눈물로 롤드컵과 작별한 지 2년 만에 돌아온 페이커다. 왜 자신이 롤이라는 게임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는지를 다시금 증명할 때다.
▲ 원딜(AD) : 레클레스(프나틱), 테디(SKT), 우지(RNG)
김찬홍 기자 : 명실상부 ‘유체원’이라 할 수 있는 선수다. 스프링 시즌 다소 부진하긴 했으나 서머 시즌에 들어가면서 귀신같이 폼을 되찾았다. 특히 이전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비(非)원거리 딜러를 사용하면서 메타에 대한 적응력도 올라갔다. 강력한 라인전은 여전한 모습이며 이전까지 약점으로 지적된 한타는 많이 올라온 모양새다. 특히 이번 LEC 서머 결승전에서 비록 G2에게 패배했으나 경기 내내 존재감을 보였다. 1세트 ‘자야’ 3세트 ‘트리스티나’ 등 중요한 순간 상대의 공격을 회피하고 한타에서 끊임없이 딜을 넣으며 세트 승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문창완 기자 : KDA 7.7, 분당 CS 10.8로 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테디’ 박진성은 LCK 팬들에게 ‘대장군’, ‘인간 넥서스’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완벽한 포지셔닝으로 최대한 죽지 않으면서 딜을 쏟아 붓는 원거리 딜러다. 스킬 샷 적중률도 굉장히 높아 ‘바루스’, ‘이즈리얼’ 같은 챔피언을 굉장히 잘 다룬다. 테디의 이즈리얼 KDA는 무려 22다.
문대찬 기자 : ‘우지’ 지안즈하오는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를 꼽을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선수다. 괴물 같은 피지컬과 위치 선정,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격성은 우지의 특출 난 강점이다. 우지가 몸을 담았다는 사실 만으로 RNG는 매해 유력한 롤드컵 우승 후보로 점쳐진다. 우지는 2018년 롤드컵을 마친 시점에서 롤드컵 최다 킬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올 서머 시즌에도 KDA 5.6, 킬 관여율 72.2%를 기록하면서 RNG를 롤드컵으로 이끌었다.
▲ 서포터(SUPPORT) : 코어장전(TL), 에포트(SKT)
김찬홍 기자 : 개인적으로 ‘코어장전’ 조용인은 현존하는 서포터 중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결점을 찾아보기 힘든 선수다. 지난 시즌 종료 뒤 북미로 떠나면서 기량 하락 우려가 있었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존재감이 더 상승했다. 젠지 e스포츠에서는 팀원들의 뒷받침을 하는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게임 전반적으로 주도권을 쥐면서 경기를 풀어간다. 특히 팀 리퀴드가 MSI에서 IG를 꺾을 당시 가장 존재감이 돋보이는 선수였다. 스프링 시즌에 이어 서머 시즌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정점을 찍고 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롤드컵 하나뿐이다.
문창완 기자 : KDA 부문에서 5.5로 코어장전과 에포트가 동점을 차지했지만 서포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비전 스코어에서 에포트가 2.73을 차지해 에포트를 선택했다. 올해 서머 시즌부터 ‘마타’ 조세형 대신 주전으로 출전한 에포트는 탱커형, 딜러형, 유틸형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팔방미인이다. 적진을 교란하는 동시에 생존력도 강하며 아군 보호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LCK에서 그가 보여준 ‘브라움’은 방패 그 자체였다. 신인답지 않게 오더 능력도 뛰어나 서머 시즌 SKT의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무리하게 시야 장악을 하려다 적에게 잡히는 모습을 보여주곤 하는데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한다면 나무랄 데가 없다.
문대찬 기자 : MSI 이후 수렁에 빠진 SKT를 구해낸 건 에포트였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울프’ 이재완의 피지컬, 마타의 경기 운영 능력을 모두 갖춘 선수로 평가 받는다. 특히 급박한 상황에서도 이성과 냉정함을 잃지 않는 것이 큰 강점이다. 서머 시즌 아프리카와의 와일드카드전 당시 허술한 면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이후부터는 더욱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첫 롤드컵 무대를 밟는 그가 어떤 활약을 펼쳐줄지, 기대가 상당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