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우리 경제가 2.2%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그 원인으로 반도체 경기 부진 꼽았다. 그는 또 디플레이션(상품이나 서비스의 지속적인 가격하락)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최근 인천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기자단 워크숍에서 “11월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것이다. 그때까지 봐야 되지만 2.2% 달성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흐름에 영향을 받아서 국내 실물경제도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전망에는 상방 리스크도 있고 하방 리스크도 다 있기 마련인데 (7월 이후) 두 달 간 흐름을 종합해 보면 하방 리스크가 좀 더 크지 않나 그런 걱정을 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경기 부진 요인으로 “반도체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일부 국제 전문기관 전망을 비춰 보면 내년에는 조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있어서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 진입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걸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 나오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한두 달 정도는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그친다고 본다.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기간이 장기간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8월 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해 급등한 기저효과”라며 “빠르면 연말, 아니면 내년 초에는 기저효과가 해소되면서 (물가 상승률도) 1% 내외로 올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 영향을 주는 가장 큰 변수로 미·중 무역분쟁 전개와 반도체 경기 회복을 꼽았다.
그는 “이 두 개가 키 팩터(key factor)인데 지금 자신 있게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에 관해서는 “완화기조를 갖고 가겠는데 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냐, 조정하면 언제 하느냐, 이런 것은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까지 가능한 한 입수되는 모든 지표를 살펴봐서 그것을 토대로 거시경제와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