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합병론에 이동걸·강승중 ‘동상이몽’

산은·수은 합병론에 이동걸·강승중 ‘동상이몽’

기사승인 2019-10-15 06:00:00


사견에서 출발한 산업·수출입은행 합병론이 결국 국정감사로 이어졌다. 합병을 주장한 이동걸 회장은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수은은 정부를 운운하며 반대의사를 비쳤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산은과 수은 국감이 동시에 열렸다. 산은 대표로 이동걸 회장이 출석했다. 수은에서는 강승중 수석부행장이 공석인 행장을 대신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회장은 정무위 회의실이 있는 6층에서, 강 부행장은 4층 기재위 회의실에서 감사를 받았다. 불과 2개 층을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 입장은 분명히 갈렸다. 

이 회장은 두 은행 통합에 관해 묻는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한 후 정부에서 당분간 검토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가 있어 더는 추진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은 민간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0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금융이 여러 기관에 분산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정책금융기관 통합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사견을 전제로 달았지만 파장은 거셌다. 수은 노조는 이를 두고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려는 속셈’이라며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도 이날 감사에서 “기관장으로 있으면서 사견이 어디 있느냐. 사견은 교수직 할 때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시각 기재위 회의실에서도 똑같은 질의가 나왔다. 강 부행장은 산은·수은 통합에 관해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 질의에 사실상 반대의사를 밝혔다. 

강 부행장은 “일단은 정부에서도 각 기관이 가진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게 좋고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은은 대내, 수은은 대외정책금융으로 업무가 정리됐다”며 “필요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 2013년 정책금융 개편방안에 따라 국내기업 구조조정과 해외기업 지원으로 역할이 구분돼 있다. 

그런데 산은이 해외프로젝트파이낸싱 분야로 업무를 확장하려 하면서 ‘영역 침해’ 시비가 붙었고 갈등 관계가 은연 중에 지속됐다. 

이와 반대로 수은이 산은 고유 업무인 중소기업 간접대출을 취급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 부행장은 두 은행 통합작업 필요성을 주장하는 민간연구 보고서 존재에 관해서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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