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를 구멍이라고 했나. ‘뉴클리어’ 신정현이 핵폭탄급 활약으로 의구심을 지웠다.
‘2019 롤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3시드로 출전한 담원 게이밍은 탄탄한 상체로 유명하다. 도벽 룬을 들고도 라인전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너구리’ 장하권, 엄청난 피지컬의 소유자 ‘쇼메이커’ 허수, 우직한 ‘캐년’ 김건부는 LCK의 자랑이다.
반면 담원의 하체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특히 혹자는 ‘뉴클리어’ 신정현을 담원의 구멍으로 평가했다. 라인전은 준수했지만 교전에서의 포지셔닝 능력 부족 등이 신정현의 약점으로 꼽혔다. LCK 서머 기준 팀 내 대미지 비중도 24.7%로 LCK 최하위권이었다.
하지만 신정현은 롤드컵 그룹스테이지에서 반전을 일으켰다. 출국 전 “다 이기고 싶다”던 당찬 포부대로 담원의 선봉에 서서 해외 강팀들에게 폭격을 가하고 있다. 원거리 딜러의 ‘조상님’인 ‘더블리프트’ 일리앙 펭, 지난해 롤드컵 우승의 주역 ‘재키러브’ 유웬보(IG)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원거리 딜러와 비원거리 딜러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했다.
특히 2라운드에서의 활약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신정현은 TL과의 경기에서 야스오를 뽑아 ‘베릴’ 조건희의 그라가스와 함께 한타에서 존재감을 뽐냈고 IG와의 맞대결에선 한타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신정현의 카이사는 28분 바론 한타에서 신드라, 제이스, 렉사이의 스킬을 모두 회피하는 동시에 대미지까지 꼼꼼히 욱여넣었다. 신정현의 줄타기 플레이 덕에 담원은 바론을 스틸하고 한타에서도 대승을 거두며 승기를 가져왔다.
이어진 막바지 한타에서도 조건희의 레오나와 함께 IG의 퇴로를 막아 대승을 거뒀다.
8강에 진출한 담원의 상대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G2 e스포츠다. 상체 싸움이 팽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정현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G2의 AD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는 ‘비원거리 딜러 장인’이라 불릴 정도로 챔프폭이 상당히 넓은 선수다. 까다로운 상대이지만 신정현이 경기력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다.
다전제로 치러지는 ‘진짜 무대’에서 신정현이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