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메이저리그 준우승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사인 훔치기’ 논란에 휩싸였다.
13일(한국시간)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와 익명의 증언자 3명은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을 통해 휴스턴이 전자기기를 사용해 홈경기에서 사인을 훔쳤다고 폭로했다. 피어스는 2017년까지 휴스턴에서 뛰었던 투수다. 논란이 거세지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피어스 등에 따르면 사인 훔치기는 외야 카메라를 통해 이뤄졌다. 휴스턴은 홈구장인 미닛 메이드 파크 외야 포수 정면 방향에 설치한 카메라로 사인을 촬영해 더그아웃 근처 모니터로 전송했다. 분석원이 사인을 확인하면 타석에 서 있는 선수에게 소리로 정보가 전달된다. 느린공이나 변화구가 오면 쓰레기통을 두드리는 방식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휴스턴과 상대했던 팀들은 일제히 격분했다.
뉴욕포스트는 ‘휴스턴은 더러운 쥐새끼’라는 헤드라인으로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2017년 휴스턴과 월드시리즈 결승에서 만나 패했던 다저스도 “터무니없고, 분명히 선을 넘어선 행위다. 이런 일을 하려면 상당히 뻔뻔해야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부 팬들은 휴스턴이 올 시즌 월드시리즈에서 홈에서만 모두 패한 것을 두고 ‘사인을 훔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니냐’며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휴스턴 측은 사인 훔치기 의혹을 부인했다.
뉴욕 메츠의 신임 감독이자 2017년 휴스턴에서 우승을 함께 한 카를로스 벨트란은 “그런 카메라가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2루 주자가 사인을 훔치는 것은 누구나 다 하는 행동이다”라면서 “강팀을 비난하는 건 쉽다”고 말했다. 휴스턴의 사장 제프 르나우도 휴스턴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알아냈을 뿐이다”라면서 “2017년 우승은 알투베, 브레그먼, 벌렌더와 많은 선수가 올바르게 해낸 것”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