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토트넘 신임 감독의 손흥민(토트넘) 활용법을 놓고 국내 축구 팬들의 갑론을박이 뜨겁다. 일부 팬들은 “윙백 손흥민은 용납할 수 없다”며 “팀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에선 최근 상승세를 탄 토트넘을 가리키며 “팀 성적이 우선”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손흥민은 마우시리오 포체티노 전 감독 부임 당시 주로 윙포워드나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다. 손흥민의 강력한 슈팅과 해결사 능력을 십분 활용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눈에 띄게 플레이스타일이 바뀌었다. 공격 가담 비율이 높은 측면 수비수인 윙백과 같은 형태로 왼쪽 측면에서 공격만큼이나 수비에도 상당한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본머스와의 경기가 손흥민의 팀 내 역할을 가장 잘 보여준다. 손흥민은 이날 4개의 키 패스를 기록하고 폭발적인 스프린트를 보여주는 등 공격에 치중하다가도 이내 수비를 위해 먼 거리를 달려와 상대를 마크했다.
무리뉴 체제에서 손흥민이 공격 포인트가 없는 건 아니다. 골은 1골로 부족하지만 도움은 무려 4개를 기록했다. 토트넘의 골 장면에 늘 관여하는 손흥민을 보며 무리뉴 감독도 “골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크로스는 득점의 절반과 다름없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손흥민의 무릎에 가 있다.
손흥민은 무리뉴 부임 후 첫 2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고 본머스전에서도 거의 풀타임(88분)을 뛰었다. 수비와 측면 공격 가담이라는 전통적 윙백의 역할에 더해 윙어에게 요구되는 스프린트까지 요구받는 상황이라 체력적 부담이 상당한데, 팀 사정상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선수 생명 단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또 만 28세로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손흥민이 다재다능한 공격수로서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팀 승리를 위한 도구 즈음으로 사용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감독 경질 등으로 어수선한 이 때, 팀을 위한 헌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4-2-3-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스리백으로의 변화를 즐기는 무리뉴 감독의 전술에선 헌신적인 측면 요원이 키 플레이어다. 현재로선 손흥민은 그 역할을 가장 잘해주고 있다.
토트넘은 무리뉴 체제로 3경기를 치르는 사이 5위(5승5무4패·승점 20)로 올라섰다. 전술 변화가 좋은 결과를 내고 있고 손흥민도 1골 4도움으로 잘 적응하고 있는 만큼 비판은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손흥민 역시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무리뉴는 친절하고 잘 웃으며 농담도 잘한다. 팀에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가져온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신임 감독을 지지했다.
한편 토트넘은 5일 오전4시 30분(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EPL 15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무리뉴 감독이 전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손흥민 활용법에 변화를 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