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씨는 계절을 막론하고 찬 음료를 입에 달고 산다. 양치할 때도 마찬가지. 입속이 차가워야만 개운함을 느껴 늘 찬물로 양치한다. 가끔 이가 시리거나 조금의 통증이라도 느껴지면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치아 건강은 계절·시기에 관계없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치아 건강을 해치는 위험요소들은 특히 겨울철에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단단한 치아라도 수십 도에 달하는 온도 변화에는 충격과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급격한 온도 변화는 치아의 단단한 법랑질과 덜 단단한 상아질 사이의 팽창으로 치아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치아의 단단한 부분 속에 보호되고 있는 치아의 신경에도 자극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양치할 때도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것이 좋다. 차가운 물이 갑자기 치아에 닿으면 치아가 자극돼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나치게 뜨거운 물도 마찬가지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물로 양치할 것을 권한다.
아이스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는 것도 치아 손상 위험을 높인다. 특히 아이스 음료 속 얼음을 씹어먹게 되면 치아 한쪽으로 무리한 힘이 지속해서 가해져 치아 사이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는 ‘치아균열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 없이 단단한 음식이나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시큰거리는 통증이 발생하는 정도이지만, 치아 균열이 더 진행되면 차가운 음식은 물론 음식이 닿을 때마다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찬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를 ‘치아’로 느끼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찬 공기가 입안으로 불어와 시린 느낌을 받기도 하고 기온 탓도 있겠지만 이가 시린 원인은 여러 가지다.
만약 특별한 이유 없이 이가 시리다면 잇몸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 ‘치은염’과 ‘치주염’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치은염은 잇몸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입안에 남아있는 음식 잔여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발생한 치석에 각종 세균이 번식하고 주변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염증으로 인해 잇몸이 붓고 피가 날 수도 있다. 또 잇몸이 간지럽기도 하고, 심하면 통증으로 고통받기도 한다.
치은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치주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치주염은 잇몸뿐 아니라 잇몸뼈 쪽으로 염증이 생기기 시작해 잇몸 깊숙한 부분까지 문제가 발생한 경우이다. 잇몸뼈 자체를 파괴하므로 치석이 잇몸뼈 쪽으로 생기게 되고, 결국 악순환을 반복하기 때문에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추위로 인해 몸을 움츠리게 되고 몸 전체의 근육이 경직되면서 평소에는 이상이 없던 몸 구석구석의 관절들이 이상증세를 보이게 되는데, 턱관절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추운 날씨 탓에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물게 되고, 이러한 동작을 습관적으로 반복하게 되면 턱관절 주변의 근육이 경직되면서 이상 징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증상으로는 입을 벌릴 때 턱관절에서 ‘딱’ 소리가 나고 입이 잘 벌려지지 않거나 두통이 갑자기 심해지기도 하며, 귀와 턱관절 부근은 물론 심지어는 치아까지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보통 두통이 오거나 턱관절 주변, 어깨의 통증이 있는 경우 턱관절의 장애를 의심하는 경우는 없지만, 턱관절에는 무수히 많은 신경이 지나기 때문에 이상이 생기면 주변 다른 신경들이 영향을 받게 되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평상시 턱관절 질환이 있다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마사지와 찜질 등으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고, 평소에도 근육이 뭉치지 않도록 턱부위 마사지를 수시로 해 주면 도움이 된다. 김경아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치과 교수는 “특히 겨울철에는 외출할 때 얼굴을 감싸 따뜻하게 보호해 주는 것이 필요하며, 귀 앞쪽에서 갑작스러운 통증이 발생하거나 개구 장애가 있으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