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1명만 아는 '심박세동'…뇌졸중 위험 5배 ↑

10명 중 1명만 아는 '심박세동'…뇌졸중 위험 5배 ↑

기사승인 2019-12-12 04:00:00

실내외 온도차가 심한 겨울철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급격하게 상승한다.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심장에 무리가 오기 쉽기 때문이다. 급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돌연사 중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부정맥’이다.

인간의 심장은 일반적으로 분당 60~100회 정도 규칙적인 펌프질을 반복한다. 이러한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겨 맥박이 정상적인 리듬을 잃고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부정맥이라고 한다.

심장이 어떤 식으로 불규칙하게 뛰느냐에 따라 부정맥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은 불규칙한 맥박이 나타나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주로 고혈압, 심부전, 판막질환 등에 동반되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심장은 수축된 후 심실을 수축시키기 위한 전기 신호가 정해진 회로를 통해 내려간다. 반면, 심방세동은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기 때문에 심실에 정확한 수축 신호를 보내주지 못하게 되어 불규칙한 심전도 파형을 보인다.

심방세동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한다. 노화로 인해 탄력을 잃은 심방에서 이상 전기 신호가 다발적으로 나타나 발생하는 것이다. 급속도로 고령사회에 접어들며 자연스럽게 국내 심방세동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심방세동이 심장 안에 ‘혈전’을 만드는 것이다. 혈전은 선지처럼 응고된 핏덩어리인데 커지면 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 특히, 이러한 혈전이 뇌혈관으로 흘러가면 뇌졸중(중풍)의 주요 원인이 되며, 2017년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심방세동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5배가량 높다고 보고된 바 있다.

노승영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심방세동은 가장 큰 원인이 노화인 퇴행성 질환”이라며 “금연 및 금주,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혈관을 깨끗하게 관리해야하며, 건강검진을 통해 본인의 혈관과 맥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방세동 등 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약물 치료를 받고도 심방세동이 나타나는 경우 환자의 연령, 기저질환, 심방세동의 형태, 심장의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전극도자 또는 냉각풍선도자절제술 치료를 시행한다. 심방세동은 치료가 지연될수록 약물치료와 시술의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대한부정맥학회가 실시한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심방세동에 대해 잘 모르거나 들어본 적이 없었다. 부정맥 환자들조차 4명 중 1명만 알고 있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환자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심방세동 조기 진단과 관리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심방세동은 증상이 없거나 가슴 두근거림 정도의 경미한 증상만 겪는다. 이 때문에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65세 이상이거나, 고혈압, 당뇨,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주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권장한다.

특히, 겨울철에 발생할 수 있는 부정맥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몸이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이른 새벽 야외 운동은 피하고, 기온이 낮은 시간대에 나가야 한다면 체온 유지를 위한 보온에 신경 써야한다. 노 교수는 “너무 뜨거운 물로 목욕하는 것 또한 삼가는 것이 좋고,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다만,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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