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삼성엔지니어링, 2020년 해외수주 청신호

현대건설·삼성엔지니어링, 2020년 해외수주 청신호

중동시장 프로젝트 대거 포진

기사승인 2019-12-13 05:00:00

다가오는 2020년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수주 실적이 기대된다. 해당 기업들은 내년 상반기 계약이 예정돼 있거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안건들이 다수 있어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된다. 여기에 정부의 사우디아라비아 인프라 수주지원도 있어 해외사업에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 올해 해외수주의 38% 책임져=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액은 185억 달러(약 22조298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8억달러보다 31%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상황에서 다가오는 2020년 상반기에는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긍정적인 해외수주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건설이 올해 거둔 해외수주 총액은 32억3215만달러로, 이는 전년대비 150%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약진도 이어져 양사는 앞서 언급한 올해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 총액 중 약 38%를 책임졌다.

KB증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20년 별도기준 7조8000억원의 해외수주를 달성하며 내년 상반기에도 해외수주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동익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의 강점인 업스트림(개발·채굴 단계) 분야의 입찰이 활발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미 다수의 프로젝트 입찰을 끝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라크 시장 입찰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카타르 ‘노스 필드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 입찰이 마무리되는 만큼 양호한 수주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엔지니어링, 상고하저 흐름=삼성엔지니어링도 2020년에는 굵직한 사업이 대거 포진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확보한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한 화공 부문의 매출 확대와 마진율 개선이 호실적의 주요 요인으로 판단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말레시이시아 메탄올(10억 달러), 미국 PTTGC ECC(12억 달러), 멕시코 페멕스 정유(35억 달러), 우즈벡 비료공장(8억 달러) 등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상당수다.

여기에 이집트 EPPC PDH/PP(8억 달러), 이라크 주바이르 DGS(5억 달러) 등이 입찰을 이미 완료한 상태인 만큼 2020년 수주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정동익 애널리스트는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대형 다운스트림(수송·정제·판매 부문) 프로젝트의 발주는 기대보다 지연되고 있지만, EPC(설계·조달·시공) )기업의 수주 파이프라인은 올해 연말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집중되어 있다”며 “통상 해외수주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이는데 반해 2020년에는 ‘상고하저’의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MENA 지역에서 대형 업스트림(개발·채굴) 프로젝트 입찰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기업별로 FEED와 연계한 수주를 다수 추진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FEED는 EPC(설계·조달·시공) 이전 발주처의 의사결정을 돕고 필요한 정보를 개발하는 단계다. 

이어 “2019년 이미 상업입찰까지 완료된 프로젝트 중 수주 확정 여부가 2020년 상반기로 이연된 프로젝트 역시 다수 존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사우디아라비아 지원 ‘날개’=여기에 정부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지원은 두 기업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다수의 사업을 진행해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시장 확대에 수주 경쟁력이 높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국내 건설사의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 지원과 국토교통 분야에서 정부 사이 협력을 강화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누적수주액 1위 국가다. 2019년 발주예산이 지난 10월 기준 총 118억 달러에 이르러 연초 예상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탈석유화 시대를 대비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산업 다각화를 선언했다. 인프라 분야에서도 다양한 신도시·공항·플랜트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017, 2018년에 이어 올해도 중동과 아시아지역을 위주로 발주가 이어지고 있고, 2020년에도 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상반기 계약이 예정돼 있거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안건들이 다수 있어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중동 시장은 발주 규모 등이 중요한 시장인 만큼,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수행은 물론 수주를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재작년부터 해외수주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며 “내년에도 지금까지 중동시장에서 가졌던 강점을 바탕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발주처와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연관 공사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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