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최근 지독한 독감에 시달렸다. 가족들과 겨울여행을 위해 휴가까지 낸 상황에서 뜻밖에 독감에 걸려 휴가기간 내내 집에서 투병하며 지냈다는 것이다. A씨는 “독감을 앓느라 연말 휴가가 엉망이 됐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지금이라도 독감주사를 맞으라고 강권하고 있다”고 했다.
공기가 차고 건조해지니 독감 등 호흡기 감염 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고열, 인후통, 코막힘, 콧물 등 증상으로 감기와 오인하기 쉽지만 독감(인플루엔자)는 감기에 비해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의 증상과 예방수칙을 짚어봤다.
◇감기-독감, 어떻게 다를까
감기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 감염 질환 중 하나다. 주된 증상은 인후통(목 아픔), 콧물, 코막힘, 재채기, 미열, 근육통, 두통 등으로 대부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속된다.
감기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한 종류가 아니고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이지만, 각각의 바이러스에 의한 증상은 모두 같아서 증상으로 원인을 구분할 수는 없다.
독감은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열, 오한,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더 심하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데, 조류독감, 신종플루 등의 원인이 되었던 바이러스도 모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독감은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고 폐렴을 동반할 위험이 더 크다. 때문에 38℃이상의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 같은 인플루엔자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독감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15일 외래환자 1000명당 7명 수준이었던 독감 의사환자는 12월 첫주 기준으로 외래환자 1000명당 19.5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연령별로는 7~12세 환자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정한 질환이 있지 않은 건강한 성인은 감기나 독감에 걸렸을 경우에 충분한 휴식과 수분 보충만으로도 병에서 쉽게 회복될 수 있다. 또 타미플루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독감 증상이 나타나고 48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늦게라도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또는 영유아는 감기나 독감에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하며, 만성질환자, 임신부, 장기이식이나 면역성 질환으로 면역억제제를 사용 중인 사람 등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손씻기는 철저하게, 기침 땐 입 가리기..예방이 가장 중요
감기나 독감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주로 접촉이나 침방울을 통해 전파된다. 즉 감기 환자가 기침할 때 몸 밖으로 나온 바이러스들이 주변에 있는 물건 표면에 붙어 있다가 그 표면을 만진 다른 사람의 손으로 옮겨가고, 그 손으로 눈이나 입을 만질 때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침투해 병을 일으킨다. 또 감기 환자가 기침할 때 튀어나오는 침방울을 옆에 있던 사람이 호흡할 때 직접 흡입해서 감기가 옮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감기나 독감 환자와 접촉을 피하고, 손 씻기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건당국은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합병증 발생이 높은 임신부들과 영유아에 대해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양민석 보라매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손을 씻을 때는 비누와 흐르는 물을 이용해 구석구석 닦는 것이 좋으며, 손을 씻기 힘들 때는 손세정제를 이용하도록 한다. 또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으며, 감기나 독감이 걸린 후에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으로 가리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예방접종은 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므로 특히 취약한 사람들은 독감이 유행하기 전에 맞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