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를 활용해 분양원가를 내리면 시중 아파트 절반 가까운 가격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주변 시세에 영향을 끼치고 결국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최근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 본부장과 유튜브 방송 ‘오세훈TV’를 통해 “미친 집값을 잡을 검증된 해법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전 시장은 김헌동 본부장과 함께 이날 방송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김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서울 집값을 안정시킨 대표 사례로 오 전 시장의 정책을 꼽았다.
지난 2006년 오세훈 전 시장은 재직 당시 분양원가 공개 항목을 61개로 대폭 확대했다. 서울 장지, 발산지구는 61개 항목을 공개하지 않은 판교 신도시에 비해 평당 평균 분양가가 500만∼700만원 낮았다.
오 전 시장은 80% 완공 후 후분양제를 도입했는데, 이에 따른 은평 뉴타운 분양가는 선분양보다 10% 인하 효과가 있었다.
이날 김헌동 본부장은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주택 공급이 집값을 안정시키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활용해 분양원가를 내리면 시중 아파트 절반 가까운 가격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하면 주변 시세에 영향을 끼치고 결국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오세훈 전 시장 시절 발산지구 분양가와 길 바로 건너편 마곡지구 박원순 시절 분양가가 2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강남구 수서역 바로 앞 수서지구를 2300만원에 분양했는데, 그 길 하나 건너 자곡동에 오 시장은 1200만원에 분양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김 본부장은 “오 전 시장은 택지를 싸게 공급해서 싸게 분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는데, 박 시장은 오 전 시장보다 2배 가까운 가격에 택지를 분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장은 토지수용권, 토지용도변경권, 토지독점개발권이 있고 막강한 공공개발 회사인 SH공사가 있다”며 “새집을 헌 집의 절반 가격으로 제공한 오 전 시장 방식을 꾸준히 활용하면 비싼 헌 집을 사겠다고 몰릴 가능성은 없어진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시장도 서울집값을 잡을 수 있을 거라 의견을 보탰다. 오 전 시장은 “몽상가적인 말이 아니라 이미 과거에 성공했던 정책들”이라며 “박 시장이 토지공개념을 도입하겠다는 실현이 불가능한 이야기를 하는데, 본인이 가진 권한도 쓰지도 못하면서 없는 권한을 달라고 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