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의 기적… 세상에 태어난 순간의 부모의 기쁨, 처음 입학했을 때의 설렘, 대학에 진학했을 때의 희망, 첫 직장을 출근했을 때의 만족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을 때의 행복감, 자식을 낳아 부모가 됐을 때의 기쁨… 이 모두가 기적이다. 삶의 가장 소중한 시간들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영화 '어거스트 러쉬'에서도 ‘루이스’, ‘라일라’, ‘에반’의 사랑과 믿음, 그리고 음악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록 밴드의 리드싱어이자 기타리스트 루이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와 첼리스트 라일라(케리 러셀)는 자신들의 공연을 마치고 운명처럼 만난다. 첫 눈에 사랑에 빠진 둘은 그 날 밤을 함께 보내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헤어지게 된다. 그 후 라일라가 아이를 출산하지만 아버지는 아이(에반)가 죽었다는 거짓말을 하고, 고아원에 보낸다. 에반(프레디 하이모어)은 음악적 재능을 지닌 특별한 아이로 자란다. 어느 날 “음악이 있는 한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거야”라는 확신을 갖고 부모를 찾기 위해 뉴욕으로 간다. 거리를 배회하다 위저드(로빈 윌리엄스)를 만나는데, 그는 에반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알아본다. 그는 에반의 이름을 ‘어거스트 러쉬’로 바꾸고, 거리의 악사로써 돈을 벌게 한다. 어느 날 경찰의 단속을 피해 교회로 피신하게 되는데, 에반의 천재적 재능을 알아본 신부님에 의해 줄리아드 음대로 보내져, 정식으로 음악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오래지 않아 러쉬는 실력을 인정받아 음악회에 지휘를 맡게 된다.
한편, 라일라는 임종을 앞둔 아버지로부터 아들을 고아원에 보냈다는 말을 듣고, 그곳에 찾아가지만 뉴욕에서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뉴욕으로 가서 첼로 연주를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루이스는 라일라가 연주회를 한다는 기사를 보고 뉴욕으로 향한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의 대규모 야외 음악회… 에반 테일러, 즉 ‘어거스트 러쉬’의 음악은 그들을 다시 만나게 하는 기적이 된다.
“힘들어서, 아파서, 너무 짐이 무거워서…고통의 나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결국은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잘 이겨냈다.… 내가 ‘살아온 기적’이 당신이 ‘살아갈 기적’이 되기를”(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 이것이 바로 기적이다. 기적이란 소중한 시간을 기억하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노력함으로써 후회하지 않는 것이다.
아들이 귀가 없는 채로 태어나 평생 귀머거리로 살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아버지는, “귀가 없이 태어나더라도 그것 때문에 평생을 귀머거리로 지내지는 않을 겁니다... 인간이 진실로 원하고 갈구한다면 어떤 역경이라도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치유법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첫 단계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어떤 경우라도 체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라고 답한다. 그로부터 25년 후, 청력기관이 없는 이 청년은 정상인의 청력 65퍼센트를 회복하였다. 이런 기적적인 결과는 아버지의 9년에 걸친 아들의 청력을 회복시켜 주기 위한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었다.(나폴레온 힐, '당신 안의 기적을 깨워라' 중에서)
“음악은 사랑을 낳고, 사랑은 운명을 부른다”라는 영화의 메인 카피는 음악이 바로 기적임을 말해준다. “음악은 어디나 가득해요. 그냥 가만히 들으면 되요”라는 표현과도 같이, 기적은 우리 삶속에 언제나 바로 옆에 존재한다. 긍정적인 자세로 무한한 가능성의 힘을 믿고,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잡을 줄만 알면… 필자도 영화라는 기적을 만나 오늘도 기적을 써내려간다. 이것이 바로 기적의 힘이다. “기적만을 바라는 자는 게으른 자이고, 기적만을 믿고 있는 자는 어리석은 자”(유대 격언)이기 때문이다.
정동운(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