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UN대북제재를 극복하고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관광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매체 조선중앙방송은 10일 강원도 원산시 마식령스키장과 양덕온천문화휴양지 개장 소식을 전했다. 두 관광시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점 사업이다.
방송은 마식령스키장을 소개하며 “지난 7일과 8일 사이에 마식령에는 많은 양의 눈이 내려 스키 주로가 대단히 좋아졌다”고 홍보했다. 이어 “스키, 썰매, 스케이트를 즐기는 것은 물론이고 마식령지구에서 나오는 마가목과 머루, 산나물, 산열매를 이용한 차(茶), 민족요리도 맛볼 수 있다”고 선전했다. 방송은 "마식령스키장 종업원들은 남다른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손님들이 사소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스키 봉사와 숙식조건 보장에 힘을 넣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마식령스키장은 김 위원장의 주요 치적으로 꼽히는 사업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첫해인 지난 2012년부터 강원도 원산시에 대규모 스키장을 건설하는 구상을 간부들과 논의했다. 이에 지난 2013년 초 마식령스키장 공사가 시작됐고, 그해 12월 31일 스키장이 본격 운영됐다.
마식령스키장에는 UN대북제재 위반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스키장에 스웨덴산 제설기와 이탈리아산 제설 차량 등 고가의 유럽산 장비들이 대거 설치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훈련이 열린 장소도 마식령스키장이다.
양덕온천문화휴양지는 10일 첫 영업을 시작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어서 오시라, 사회주의 문명의 별천지 양덕온천문화휴양지에로!’라는 제목의 기사로 온천 홍보에 열을 올렸다.
매체는 “실내온천장과 야외온천장에서 물고기온천욕, 별장온천욕, 가족온천욕 등을 봉사받고 있다”며 “개별치료, 감탕치료, 모래욕치료, 물리치료 등 다양한 치료 봉사도 받는다”고 나열했다. 또 “산간벽지에 생겨난 스키장에서 스키, 썰매, 눈 오토바이, 눈 스케이트를 탈 수 있고 승마공원에서 말을 탈 수 있다”며 주변 관광 시설도 함께 언급했다.
양덕온천문화휴양지는 김 위원장이 평안남도 양덕군에 조성한 온천관광지구다. 김 위원장은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7차례 이곳을 방문하며 관광 환경 조성을 지휘했다.
북한의 잇따른 관광산업 개발은 대북제재를 피해 외화를 벌어들일 창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산업은 중화학 공업, 군수업 등 분야와 비교해 제재 수준이 느슨하기 때문이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하고 있다”며 “대북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