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反)정부 시위자 죽이지 말라…지켜보고 있다” 이란에 경고

트럼프 “반(反)정부 시위자 죽이지 말라…지켜보고 있다” 이란에 경고

기사승인 2020-01-13 09:35:0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정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트위터 계정에 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이란 정부를 압박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당신들(이란 정부)이 수천 명을 죽이거나 투옥시키는 상황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미국도 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이어 “인터넷을 다시 켜고 기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라! 당신들의 위대한 이란 국민을 살해하는 것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그는 전날에도 트위터에서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견뎌온 이란 국민에게 고한다. 나는 나의 임기가 시작된 이래 당신들과 함께 있어 왔으며, 나의 행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우리는 당신들의 시위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당신들의 용기에 고무돼 있다”고 격려했다. 이란 정부를 향해서는 “이란 국민의 시위를 인권단체들이 현장에서 감시·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평화로운 시위자들에 대한 대학살이나 인터넷 폐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이란어로 작성한 게시글도 함께 올렸다.

연합뉴스는 AP 통신과 이란 ISNA 통신 등을 인용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대학생 수백명이 참가하는 반정부 시위가 지난 11일과 12일 이틀째 벌어졌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이란 정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실수로 격추했다고 뒤늦게 발표한 것에 항의하며 “정부가 우리의 적은 미국이라고 거짓말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앞서 11일 오전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란 상공을 비행하던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를 추락시킨 것이 혁명수비대의 방공 미사일이었다고 시인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혁명수비대 대공사령관은 이날 “전시나 다름없는 최고 수위의 경계태세였던 상황에서 (여객기를) 적(미국)이 테헤란을 향해 발사한 크루즈미사일로 오인했다”라고 해명했다.

당초 여객기 추락 원인을 두고 미국과 이란은 엇갈린 입장을 내며 신경전을 벌였다. 미국과 캐나다 정부는 사고 원인으로 이란에 의한 격추설과 오폭설을 제기했다. 사고가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주둔지 공격과 비슷한 시각에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은 해당 여객기가 엔진 결함에 의한 화재로 추락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이란 정부의 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현장에서 회수한 블랙박스 2개를 미국 측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추락 원인 조사에 (이란의) 완전한 협력을 요구한다”며 날을 세웠다.

지난 8일 오전 6시12분 테헤란에서 출발해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하던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B737-800 여객기가 이륙 3분 뒤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모두 숨졌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힌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 82명, 캐나다 63명, 우크라이나 11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영국과 독일 각 3명이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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