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21세 여성 '심근염' 발생…방역당국 "바이러스 관찰 필요"

코로나 확진 21세 여성 '심근염' 발생…방역당국 "바이러스 관찰 필요"

"바이러스가 폐 이외 장기에 어떤 영향 미치는 지 아직 잘 몰라"

기사승인 2020-04-17 15:29:47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 후 심장질환을 겪은 환자 사례가 보고된 것에 대해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 이외의 다른 신체장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계속 관찰하고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환자관리팀장은 17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 이외 다른 신체장기에 침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잘 모르는 상황"이라며 "심근염도 가능성이 있는 질병 중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팀장은 "해외에서도 심근염이 동반되는 코로나19 환자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며 "의료진들이 특이 사례를 관찰·보고·공유해주시는 데 따라 방역당국에서도 거기에 필요한 조치에 대해 판단하는 등 지속해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저희가 알고 있는 지식은 제한적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관찰하고 검토하겠다"라고 전했다.

앞서 김인철·한성욱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심장질환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급성 심근염 증상을 보인 21세 여성 사례를 공개했다.

심근염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질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급성으로 생긴 심근염이 심해지면 흉통 및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계속 진행하면 심장 비대와 만성 심부전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이 환자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됐을 당시 열, 기침, 가래, 설사,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증상을 보였다.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에 앓았던 기저질환은 없었다.

하지만, 입원 후 시행한 검사에서 심장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표지물질인 '트로포닌 아이'(Troponin I) 혈중 수치가 정상치(0.04ng/㎖)보다 훨씬 높은 1.26ng/㎖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트로포닌 아이 수치는 조금만 높아져도 심장근육에 손상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심전도 검사에서도 심장기능의 이상이 관찰됐다.

이에 의료진은 심근염을 의심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추가로 시행했다. 그 결과, 심장이 정상보다 비대해지고, 심장 조직에 손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관상동맥이 막히지 않은 점으로 미뤄 심근경색은 아니라고 의료진은 판단했다.

환자는 1개월여의 입원 치료 후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아 퇴원했다. 하지만, 지금도 심장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주기적으로 외래 치료를 받는 중이다.

주치의인 김인철 교수는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때 심근염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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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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