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코로나19( COVID-19) 판데믹 상황의 폐암 수술치료에 대한 표준 진료지침이 나왔다. 비말이 발생하는 시술은 지양, 최소침습수술은 권장됐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가 지난 5월 4일 전 세계 흉부외과의사들에게 웨비나 형식으로 생중계 된 미국흉부외과학회 정상회의(글로벌 서미트)에서 ‘COVID-19 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폐암 수술치료에 대한 아시아 표준 진료지침’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초기 아시아 국가들을 위주로 확진자가 증가하던 COVID-19는 지난 3월부터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 세계적으로 40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 브라질 등의 국가로 옮겨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시간차를 두고 COVID-19 대유행을 맞고 있는 것인데, 최근 바이러스 확산을 먼저 겪은 국가에서 다른 국가 의료진에 대응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방역에 힘을 보태는 공조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한국 및 아시아 의료진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전상훈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처하며 축적한 정보와 경험을 세계 의료인들과 나누고자 COVID-19 기간 중 폐암 수술 시 가이드라인을 담은 아시아 표준 진료지침을 마련했다. 전 교수는 지침을 만들기 위해 아시아 주요 10개국 흉부외과 의사 26명을 전문가 패널로 구성해 COVID-19 관련 각국의 상황을 정리하고 공유했으며, 델파이 기법을 통해 패널들의 의견을 모았다. 델파이 기법은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반복적으로 취합, 공유해 결론을 도출하는 의사결정방법을 뜻한다.
이렇게 작성된 진료지침은 COVID-19 대유행 기간 중 권장되는 폐암 수술치료 방법 및 자제가 요구되는 고위험 시술, 환자 관리 등 폐암 수술에 필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전상훈 교수가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ASCVTS, Asian Society for Cardiovascular and Thoracic Surgery)의 컨센서스 스테이트먼트(합의 성명)로 발표됐다.
또한, 지난 5월 4일 개최된 미국흉부외과학회 글로벌 웹 세미나에서 전상훈 교수가 아시아 대표자로 참여하여 미국, 유럽 심장혈관흉부외과 분야의 학회 수장들과 이를 공유했다. 아울러 전상훈 교수는 한국과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COVID-19 대응 경험, 2차 확산 피해 최소화 전략, COVID-19 확진자가 아닌 일반 중증 질환자 치료전략 등을 제안하여 각국의 전문가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전상훈 교수는 “한국을 비롯한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국가 의료진들은 이미 사스, 메르스를 경험하며 전염병에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해왔다”며, “이러한 체계를 바탕으로 코로나19를 대응하며 쌓은 진료경험을 공유해 신속한 흉부외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ASCVTS가 발표한 진료지침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세한 사항은 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 학회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 흉부 종양의 경우 신속한 수술이 생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치료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도 적극적으로 제공돼야 한다.
2. COVID-19 환자는 수술 후 폐부전증이 진행될 수 있는 고위험군에 속하므로, 응급상황을 제외하고는 종양의 병기에 따라 수술 시기 조정이 필요하다.
3. 개흉수술, 흉강경수술, 로봇수술 등 수술 방법 자체는 중요하지 않으나, 빠른 회복과 퇴원이 COVID-19에 대한 환자 안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흉강경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을 권장한다.
5. SARS-CoV-2 바이러스(COVID-19 바이러스의 병원체)는 폐와 호흡기에서 발생하는 작은 물방울(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크로스필드 환기, 제트 환기와 같은 비말이 발생하는 시술은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팬데믹 기간에는 최소화해야한다. 단, 고유량 산소, 분무 흡입 약품, 증기 흡입의 사용은 잠재적 위험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6. SARS-Cov-2 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흉부 종양 환자들은 COVID-19 바이러스에 취약한 집단으로, 치료 기간 중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바이러스 확진 혹은 의심환자를 분리해 관리할 수 있는 병원에서만 진료가 시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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