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최근 길고양이의 사체를 토막 낸 후 ‘전시’하는 등 잔혹한 동물학대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9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절단된 고양이 사체가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마포구 상가 인근에서 발견된 고양이 사체는 네 토막으로 참혹하게 절단된 상태였다. 절단된 면의 피부는 예리한 도구를 사용해 자른 것으로 추정된다. 뼈는 외부 충격에 의해 부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상가와 1㎞ 남짓 떨어진 곳에서는 지난 4일에 아기 고양이의 잘린 머리 사체가 추가 발견됐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사체를 전시하듯 두었다는 점이다. 카라 측은 “토막 낸 사체의 혈액을 다 닦아낸 후 누구든 볼 수 있는 곳에 던져뒀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학대 행위를 전시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포구 일대에서 훼손된 고양이 사체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9일에는 마포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토막 난 새끼 고양이의 사체가 발견돼 논란이 됐다. 하체가 절단되고 상반신과 꼬리, 한쪽 다리만 남은 상태였다. 해당 아파트에서는 지난해와 지난 2018년에도 참혹한 상태의 새끼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동물학대와 관련 별도의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 중이다.
동물을 잔혹하게 학대 또는 살해하는 사건에 대한 처벌은 어떨까. 현행법에 따르면 목을 매다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사실상 100만원대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다수였다.
최근에는 처벌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지난 1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3단독 해덕진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이 남성은 지난해 5월 길가에서 길고양이의 머리에 화살을 쏜 혐의로 기소됐다. 화살에는 3개의 칼날이 달려 있었다. 고양이는 한쪽 눈을 실명했다.
지난 2월에는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주인이 있는 고양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동물보호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로 원심과 같은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타인의 반려동물을 살해하면 재물을 훼손한 행위로 인정된다.
다만 처벌 수위를 더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인다. 법률사무소 율담의 권유림 변호사는 “과거에 비해 처벌 수위가 올라간 것은 맞지만 동물학대 범죄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아직까지 처벌이 약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인이 있는 동물의 경우, 재물손괴죄가 추가돼 그나마 중하게 처벌된다. 반대로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라면 좀 더 가볍게 판단될 여지가 있는 것 같다”며 “길고양이도 똑같은 생명이다. 주인의 유무를 이유로 양형 차별이 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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