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폰으로”…포스트코로나 시대 건설 홍보

“소통은 폰으로”…포스트코로나 시대 건설 홍보

기자실 폐쇄 120일째, 건설 홍보맨에게 물었다

기사승인 2020-06-25 06:00:00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청소만 하고 있어서 너무 깨끗합니다. 가끔 뜨거운 물 받으러 갈 때만 들어갑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진정돼 기자실을 정상 운영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새는 스마트폰으로 소통을 하다보니까 기자실을 운영하든 안하든 큰 상관은 없는 거 같습니다. 기자실에 온 기자와 더 긴밀한 관계를 갖는 것도 아니고 오지 않았다고 해서 소통이 안되지도 않습니다” 

건설사 기자실이 폐쇄된 지 120여일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집단 확산 우려로 방역 차원에 이뤄진 조치다. 기자실 또는 프레스룸은 정부, 정당, 기업 등의 출입처가 기자들에게 마련해준 장소다. 기자들은 해당 장소에서 기업 홍보인들과 정보 교류를 하는 등 유대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하지만 관행적으로 이용되던 기자실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왕왕 존재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기자실을 잠정적이지만 문 닫게 만들었다. 이번 기회에 기자실 운영에 대한 어떠한 장단점이 있는지 건설사 홍보들에게 물어봤다.

◇기자실 폐쇄, 벌써 120일째=지난 2월 23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국가 감염병 위기 경보수준이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기자실을 보유한 주요 건설사들은 2월 25~26일 기자실을 잠정폐쇄했다.

당시 SK건설은 안내문에서 “기자실을 포함한 사옥 부속실 운영을 잠정 중단할 계획”이라며 “향후 상황 추이를 지켜보며 기자실 재운영 시기를 검토해 안내하겠다. 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도록 협조와 양해 부탁한다”고 전했다.

SK건설은 종로구 관훈동 사옥에 열화상카메라와 체온계,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구비하고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4일부터는 출근하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1대1 발열 점검을 하고 있다. 또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구성원의 불특정다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출근시간을 오전 9시에서 10시로 조정했다.

현대건설도 안내문을 통해 “계동 사옥의 방역 및 개인안전을 위해 방역 및 개인안전을 위해 기자실을 잠정 운영 중단할 예정이다”라며 “당사 1층은 은행 방문객들과 카페 이용객 등 당사의 통제를 받지 않는 외부인의 출입이 매우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역시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한 이후부터 방역활동을 실시했으며, 사전예방 강화차원에서 지난 21일부터는 출근하는 모든 임직원들에게 1대1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GS건설은 “본사 사옥에 대한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기자실도 한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추가 확진자 발생 및 2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따른 예방적인 조치다”라고 밝혔다. GS건설은 출장, 회식, 희의도 지양토록 권고했다.

◇기업 기자실, 꼭 필요할까=‘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자실 꼭 필요할까?’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들어봤다. 대부분이 기자실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고 있었다. 언론 홍보 직업의 특성상 기자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데, 기자실이 그 역할을 하게 해준다는 것. 이들은 같은 내용을 전달해도 얼굴을 맞대고 하는 쪽이 의미전달에 있어 더욱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소통의 기회가 준 건 사실이다. 그래서 유선 상으로 혹은 미팅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려 노력한다”며 “다만 신속한 취재응대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 아쉽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진정돼 기자실도 정상 운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직접 스킨쉽이 가능하니까 좋다. 아무래도 함께 식사하면서 업계나 매체 소식 등에 대해 나누는 말은 좀 더 다양하고 깊이가 있다”며 “(언론 홍보가) 기자들과 직접 컨택이 있는 직무인데 기자실을 운영하다가 안하니까 답답한 점이 많다. 전화보다 얼굴보고 말하는 게 의미전달도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있든 없든 큰 의미가 없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의 소통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오히려 기자실에 없어도 소통이 더 잘되는 상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저희 기자실은 좀 거리가 있다. 하남이나 남양주에 거주하는 기자들이 주로 온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기자들과도도 소통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요즘 취재 응대의 대부분은 폰을 통해 이뤄진다. 폰으로는 모든 게 가능하다. 언택트 시대가 가진 무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관행적으로 운영되던 공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답변도 있었다. 큰 의미가 없다면 기자실을 없애는 쪽이 운영비 절감 등의 차원에서 좋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운영비는 거의 안 든다고 보면 된다. 작은 기업 입장에선 공간 마련부터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매출이 조 단위가 넘어가는 대기업 입장에선 운영하든 안하든 큰 자금 활용에 있어 큰 영향이 없다. 기껏해야 기자분들 간식 넣어주는 정도”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연령대별로 어떻게 느끼는 지 좀 다를 거 같다”며 “연차가 낮은 직원들은 언론과 홍보의 관계 특성상 점심을 같이 먹는다든지 등 기자들을 챙겨야하는 입장인 만큼,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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