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해남에서 재배된 바나나가 처음으로 수확됐다. 전남에서는 지난해 강진군에서 처음 수확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다.
해남군은 13일 북평면 와룡마을 신용균씨 하우스에서 땅끝 바나나 수확축제를 열었다. 신용균씨는 지난해 0.2ha 면적에 470여주의 바나나 나무를 심어, 1년만에 첫 수확을 시작했다.
명현관 해남군수와 해남군의회 의원, 전남농업기술원 및 전남농협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남군 아열대 재배단지 조성 성과를 돌아보고 국내산과 외국산 품종 특성을 비교하는 바나나 세미나를 가졌다.
또 바나나 식미 평가를 비롯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바나나 카나페 만들기 등 체험행사도 진행됐다.
올해 해남에서는 신용균씨를 포함해 2농가가 0.4ha면적에서 12톤의 바나나를 수확할 예정으로, 군은 바나나 재배를 위한 고측고형 내 재해 하우스를 1ha까지 확대하고, 연간 25톤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바나나는 정식 후 1년생부터 수확이 가능하며, 생육이 좋을 경우 보통 2년에 3차례까지 수확할 수 있다.
바나나 나무는 한 번 심으면 10개월 이내에 한 그루에서 한 덩이(30~35㎏)를 수확할 수 있으며, 한 차례 수확 후에는 나무를 베어내야 한다. 그리고 나무를 베어낸 뿌리에서 여러 개의 새순(습아)이 나오는데, 이 중 가장 우수한 한 그루만 선택해서 키우고, 나머지는 잘라낸다. 이렇게 한 그루를 심으면 2차례 수확을 하고 뿌리를 파내고 새로운 나무를 심어야 하지만, 생육이 좋을 경우에는 한 차례 더 수확이 가능하다.
바나나는 고측고형 시설하우스를 설치해야 하는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0.1㏊ 기준 연간 4200만 원의 조수익을 올릴 수 있어 6~7년이면 투자비용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산 바나나는 나무에서 충분히 성숙한 뒤 따기 때문에 맛과 향이 뛰어나고,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돼 검역시 살균 과정을 거치는 수입산에 비해 소비자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바나나는 전체 수입 과일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산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바나나 국내재배가 처음 시작된 것은 80년대 제주도에서 시작했으나 1995년부터 발효된 우르과이라운드 여파로 재배농가와 면적이 크게 줄어 현재는 10농가가 20㏊정도 재배하고 있다.
내륙에서는 5년여 전부터 재배가 시작됐으며, 제주에서 바나나를 재배하던 농민이 경남 산청에서 재배를 시작하면서 산청에서 1.1㏊, 진주에서 6㏊를 재배하고 있고, 강진군에서도 0.2㏊에서 재배를 시작해 지난해 첫 수확을 한 바 있다.
해남군은 8m 높이의 고측고형 시설하우스를 통해 바나나 무름병을 예방하는 등 재배관리 매뉴얼을 확립하는 한편, 전남농협 등과 연계해 연중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친환경 학교 급식 등 판로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해남군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신소득 작물 육성을 추진해 농업기술센터 내 ICT첨단하우스 내에서 아열대 작목에 대한 실증재배를 실시하는 한편, 시범사업을 통해 여주 등 아열대 채소를 비롯해 패션프루트, 체리, 애플망고, 블랙커런트 등 다양한 아열대 과수를 농가에 보급해, 새로운 소득원으로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해남군의 아열대작물 재배 면적은 무화과 23ha를 비롯해 참다래와 부지화, 여주 등 125ha로 전남 최대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명현관 군수는“기후변화와 소비 성향의 변화로 아열대 작목이 향후 경쟁력 있는 작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양한 작목을 개발해 농가의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육성해 나가는 것은 물론 해남을 우리나라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연구의 메카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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