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의 호감도를 높이면?"...'롤 미연시'부터 KDA까지, 라이엇의 '무한도전'

"아리의 호감도를 높이면?"...'롤 미연시'부터 KDA까지, 라이엇의 '무한도전'

기사승인 2020-08-22 08:00:12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게이머라면 한번 쯤 '미연시(미소녀 연애시뮬레이션 게임)'라는 장르를 들어봤을 것이다. 유저가 주인공이 돼 주변 히로인과 대화를 나누며 호감도를 높여 최종적으로 연인이 되는 것이 이 장르의 핵심이다.

지난달 게이머들에게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에 '미연시' 시스템이 도입된다는 것이었다. 

라이엇 게임즈가 공개한 '영혼의 꽃' 캠페인은 영혼과 관련된 신비로운 설화를 주제로 만들어진 칸메이, 아카나 두 영혼 세계에 머무르고 있는 '요네', '야스오', '아리' 등  챔피언 11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새로운 세계관 소개를 위해 라이엇 게임즈는 캐릭터와 호감도를 쌓으며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식의 비주얼 노벨 장르를 도입했다.

'영혼의 결속'은 영혼 세계에서 길을 잃은 플레이어와 챔피언들이 함께 여정을 떠나는 플롯으로 구성, 퀘스트를 진행할 때마다 호감도를 얻어 각 챔피언의 재미난 사연들을 해제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라이엇 홍보 관계자는 "영혼의 결속 콘텐츠의 역할은 단순히 기간 한정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호감도 미션을 수행하며 플레이어가 직접 캐릭터와 소통하면서 게임 속 세상에 한층 더 깊이 있게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혼의 결속'은 많은 유저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유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챔피언과 새로운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이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를 '롤연시(LoL+미연시)'라고 불렀다.

한 LoL 유저는 "그동안 LoL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는데, 다소 부수적인 느낌이 컸다"며 "하지만 '영혼의 결속'은 유저들이 챔피언의 설정을 더욱 찾아보고 애정을 느끼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유저는 '아리', '킨드레드'의 에피소드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 유저의 설명처럼 '영혼의 꽃' 캠페인은 미소녀풍 애니메이션을 차용해 소위 '덕후' 감성을 제대로 저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팬 아트, 일러스트, 코스프레 등 다양한 2차 창작물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영혼의 꽃' 캠페인을 맞아 출시된 LoL 150번째 챔피언 요네의 시네마틱 영상 또한 크게 호평 받았다. 통상적으로 새로운 챔피언이 출시되면 관련 영상이 공개된다. 앞서 라이엇이 선보인 시네마틱 영상들은 3d풍으로 제작돼 실사와 흡사하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번 영상은 애니메이션적인 화풍이 짙게 묻어난다. 지난달 24일 공개된 시네마틱 영상 '형제의 피로 얼룩진 검'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일본 작품과 비교해도 높은 완성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저들의 높은 기대치를 만족시킨 '형제의 피로 얼룩진 검'은 유튜브에서 현재 87만여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형제의 피로 얼룩진 검'.


라이엇 게임즈는 그동안 '영혼의 꽃' 캠페인 외에도 지속적으로 세계관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라이엇은 "플레이어들에게 게임 내 재미 요소는 물론 게임 외적으로도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정식 출시 11년째를 맞이하면서 LoL 내에는 150명의 챔피언이 존재한다. 많은 챔피언의 다양한 이야기를 고루 조명하기 위해 라이엇 게임즈 멀티 유니버스(다중우주) 이론을 차용했다. 이를 통해  LoL 배경의 기반이 되는 ‘룬테라’ 세계를 넘어, 시점과 배경에 한계를 두지 않고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하고 한 가지 캐릭터가 여러 역할을 수행해도 어색하지 않게 스토리를 전개할 수 있다.

우주와 별빛을 지키는 마법소녀들의 이야기 '별 수호자', 거대한 우주 에너지를 쫓는 영웅들의 모험담 '오디세이', 가상 아이돌 프로젝트 'K/DA'. 라이엇 게임즈가 선보인 개성 넘치는 세계관은 유저들에게 큰 지지를 얻었다. 이같은 독특한 멀티 유니버스 설정은 게임 속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유저가 캐릭터에 공감하고 게임 속 세상에 한층 더 깊이 빠져들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게임 속 콘텐츠를 현실로 끌어내는 시도도 했다. 유튜브 조회 수 3억 회 이상 기록한 K/DA의 공연 영상이 좋은 예시다. 한국에서 개최된 2018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당시 공개된 K/DA의 퍼포먼스는 게임 속 챔피언들과 실제 아티스트들이 함께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이 퍼포먼스는 LoL 플레이어들은 물론 대중의 취향까지 사로잡았고, 게임의 한계를 뛰어넘은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또한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 당시에도 LoL 가상 그룹인 트루대미지가 공개됐다. 트루대미지는 독특한 음악과 패션 스타일로 K/DA와 또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현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K/DA와 트루데미지 양 그룹에서 '아칼리' 역할을 맡은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 소연은 지난해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K/DA 작업을 할 때 정말 좋은 기억들이 많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기회가 오면 꼭 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이렇게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라이엇 게임즈의 참신한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하반기 중 LoL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라핀'은 여성형 마법사 신규 챔피언이다. 현재 세라핀의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 세라핀의 계정을 찾을 수 있다. 공개된 일러스트를 통해 세라핀이 음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의 계정이 크러시, 아이유 등 국내 뮤지션을 팔로우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세라핀은 자신의 SNS를 찾은 누리꾼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등 몰입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2006년 설립된 라이엇게임즈는 14년이 지난 현재 게임을 비롯해 대중문화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규모 게임사로 성장했다. 한 명의 게이머 입장으로 '열네살 청소년' 라이엇게임즈의 '무한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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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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